잠들지 않는 제주 4·3 민중항쟁...희생자 대부분은 농민과 노동자

전국에서 노동자 농민 2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청 앞에서 ‘71주년 제주 4.3 민중항쟁 정신계승 노동자대회’가 쌀쌀한 날씨 속에서 개최됐다.

제주 4.3 평화재단측은 제주 4.3민중항쟁을 “해방 후 미군이 점령군으로 들어와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기 전 3년 동안 미군정이 통치했고 거기에 제주민중이 대항해서 싸운 것”으로 정의했다.

무엇보다도 4.3항쟁의 도화선은 경찰 말발굽에 다친 아이를 두고 가버리는 경찰에 대해 도민들이 항의하자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하여 6명이 죽은 것으로 시작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제주도민 95%가 참여하는 총파업이 3월 10일부터 시작되면서 사건이 확대되어 도민들과 역사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는 것.
 
이번 제주 4.3항쟁 71주년 공식대회엔 이낙연 총리가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도 노동자, 농민,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주최하는 공식대회를 거부하고 3월 30일 제주도청 앞에서 따로 행사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미리 도착해 4.3 평화 공원등 항쟁유적지를 답사하고 기념대회에 참석했다면서 아이들과 가족단위로 참가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민주노총 김덕종 제주본부장은 “엄청난 공권력의 폭력 앞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눈 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란 그 어린 소년이 지금은 80대 노인이 되었다. 그런데도 진실 규명은커녕 억울한 넋을 달래주지도 못하고 있다”며 완전한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전농제주도연맹 송일섭 의장은 “오전에 4.3추모제를 지내고 오는 길”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와 미국이 하루속히 대북제재를 풀고 쌀과 야채 등 농산물을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해서 폭락하는 농산물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격폭락으로 무밭을 트랙터로 갈아엎고 참석했다는 한 농민은 “제주 4.3을 그동안 터놓고 말하기 어려웠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조금씩 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왔다는 또 다른 농민은 제주 4.3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어른들로부터 들었다. 일제 때는 일본 놈들과 그 앞잡이들이 억압했고 해방되고는 미군놈들과 친일 앞잡이들이 못살게 굴어 일부양민들이 무장대편을 들어준 것”이라며 “결코 그 사람들이 빨갱이가 아닌데도 그걸 이유로 아무 죄도 없는 아녀자와 노인들을 학살시켰다”고 말했다.

2박 3일간의 제주 4.3 항쟁 정신계승 답사를 마치며 함께했던 당진을 비롯한 충남지역 참가자들은 "투쟁의 역사와 그 정신을 계승하고자하는 제주민중들의 역사인식 앞에 고개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특히 당진지역 참석자들은 "무엇보다도 전쟁 전후시기 당진지역의 양민학살 실상을 밝히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김홍장 시장과 정치권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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