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부터 14일까지 개최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원이 “의여차, 의여차!” 줄다리기 소리로 들썩일 예정이다.

지난해 개최된 기지시줄다리기 축제 현장. 사진제공=당진시청
지난해 개최된 기지시줄다리기 축제 현장. 사진제공=당진시청

기지시줄다리기는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당진의 대표적인 축제다. 본래 윤년(4년)이 드는 해마다 열렸지만 2010년부터는 매년 개최해오고 있으며 국가무형문화재75호이자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기지시줄다리기가 구비 전승된 유래를 살펴보면 약 500여 년 전 아산만 근처에 큰 해일이 발생해 사람들이 크게 다치고 죽고 질병이 만연해 민심이 흉흉한 시기가 있었고 그때 한 철인(哲人)이 나타나 말하길, ‘여기 땅은 지네형국이라 지네모양으로 줄을 다리면 무사평안하다’고 일러주어 그때부터 윤년에 줄다리기를 시작해왔다고 전해진다.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줄다리기는 물 윗마을과 물 아랫마을로 나눠 겨루는데, 물 윗마을이 이기면 그 해에 나라가 태평하고 물 아랫마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

기지시줄다리기의 이러한 공동체 정신은 축제 캐치프레이즈 ‘의여차 줄로 하나 되는 세상’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별히 올해는 기존 캐치프레이즈에 ‘한민족 평화의 줄다리기’가 더해졌다. 올해 축제는 남북 평화기원 퍼포먼스와 남북화합 기원 소지쓰기, 슈링크 체험, 남북화합 기원 퍼레이드, 남북화합 줄다리기 서명운동 등의 행사가 준비 중이다.

2013년, 줄 끊기는 아찔한 사고 발생
줄다리기행사에 사용되는 큰 줄은 길이가 각각 100m, 직경 1m, 무게가 각각 20톤에 이른다. 이 줄을 만들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짚단은 볏짚을 전문적으로 납품하는 업체에서 마련한다.  과거에는 당진에서 농사를 짓고 나온 볏짚을 농부들에게 전달받았지만 몇 해 전 줄다리기행사 중 줄이 끊기는 사고가 있어 어느 때보다 짚단에 대해 꼼꼼히 살핀다.

줄이 끊겼던 아찔한 사고는 지난 2013년에 있었다. 축제 마지막 날 줄다리기 도중 갑자기 수줄이 끊어졌다. 당시 줄다리기 행사에는 당진시민을 포함한 관광객 1만여 명이 참여해 줄을 당겼다. 이날 수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참가자 1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고 인근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줄다리기행사는 도중 종료됐다.

기지시줄다리기 안본환 보존회 회장(좌)과 김덕주 축제위원장
기지시줄다리기 안본환 보존회 회장(좌)과 김덕주 축제위원장

“전에 한번 미리 준비해둔 짚이 상태가 좋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타지에서 구해온 볏짚으로 큰 줄을 제작한 적이 있어요. 그때 짚 상태가 좋지 않았던지 행사 중 줄이 끊겨서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어요. 그 이후로는 당진에서 볏짚을 전문으로 납품하는 업체를 통해서 줄다리기행사에 필요한 줄을 직접 꼬고 있다”고 안본환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 회장은 당시를 설명했다.

줄다리기행사의 줄 제작은 보존회 회원들과 주민들이 함께하는데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을 꼰다. 팔이 뭉개고 근육통으로 하루 이틀 만에 그만 두시는 분들도 있다”며 기지시줄다리기 행사를 위해 애쓰는 분들의 노고에 대해 안 회장은 이야기한다. 

안본환 회장은 “한 해 동안 지역의 풍년과 무사평안을 기원하고 나아가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는 축제입니다. 꼭 놀러 오셔서 줄다리기도 해보시고 올 한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고 이번 축제에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축제준비가 한창인 기지시축제위원회 김덕주 위원장 역시 “기지시줄다리기가 기지시, 당진, 충남을 넘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이자 국제적인 민속축제”라며 “찾으시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김 위원장은 “줄다리기 메인행사가 끝나면 사용되었던 줄은 축제에 참여한 분들께 기념으로 잘라 나눠줄 계획”이라며 놓치지 않고 꼭 참여해보기를 권했다.

2019 기지시줄다리기의 메인행사인 줄다리기 행사는 14일에 진행되며, 줄다리기시합에 앞서 줄나서기 행사는 줄 제작장에서부터 줄을 끌고 시연장으로 가는 행사로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참가자들이 같이 줄을 끌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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