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대신 놓여진 탁자와 의자 “대화 나누기에 훨씬 좋습니다”

신임 정춘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장 인터뷰

“장애인복지관은 재무재표를 들춰보면 알 수 있는 시설이 아니에요. 장애인들이 얼마나 행복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숫자 속에는 감동이 있을 수 없어요. 장애인 당사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과정 역시 중요 합니다”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의 새로운 관장으로 정춘진 동부종합사회복지관(제주 서귀포시 위치) 전 관장이 부임했다. 1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낙점된 정 관장을 만난 14일은 화이트데이였다. 정 관장에게 사탕을 주고받으며 나누는 대화는 만난 지 일주일이 갓 지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더 따뜻했다.

“사실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이 그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조직이 많이 침체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 부임한 정 관장이 사용하는 복지관장실에 있던 소파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탁자가 놓여있다. 직원들과 회의를 하기에도 혹은 대화를 나누기에도 ‘탁자와 의자’가 훨씬 좋다고 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휠체어나 보조기구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찾아와 대화를 나누기에도 소파보다는 ‘탁자와 의자’를 놓는 것이 편하다고 했다.

“우리 시설의 이용자인 장애인들이 좀 더 편하게 관장실을 찾기 바라요. 복지관의 주인은 장애인이에요. 특히 지역의 장애인복지관은 단 1곳뿐입니다. 공급자 위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죠”

정춘진 관장은 출근 첫날인 5일 이후 첫 주는 사회복지나 장애인관련 단체들을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시설 간 연대를 통한 복지서비스 제공은 중요한 일이다. 장애인 당사자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장애인 복지는 어느 한 기관이나 시설이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각자의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발휘해야 합니다. 그래야 장애인 당사자들이 지역의 장애인복지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정 관장이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을 맡아 운영하게 되면서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복지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다. 이들의 사례를 잘 관리하기 위해 인원 충원도 요청할 생각이다.

“읍면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을 세상 밖으로 이끌 수 있는 첫 관문이 장애인복지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애인 사례를 발굴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심지어는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례 관리를 위한 인력 충원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목표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총괄매니저로서 다양한 이해와 욕구를 조절해 합집합이 아닌 교집합을 통해 결론을 내겠다는 정춘진 관장을 만난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이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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