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속 당진 여행, 제대로 해보는 게 어떨까요?

“매일 쓰레기 치우느라 골치에요. 또 유원지에 온 듯 웃고 떠들고..”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미사가 있는 날이면 종탑이 울리던 고요했던 신리성지가 어느 순간 성지로서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신리성지의 수녀는 전한다.

해외여행 관광지로 유명성당과 성지가 빠지지 않는 것처럼 당진신리성지도 마찬가지다. 15년 전 성지가 선포되고 합덕성당에 속해있던 공소에 성당과 공원, 미술관이 차례차례 자리 잡으면서 당진 신리 다블뤼주교 유적지(신리성지)가 조성됐다.

김동겸 주임신부는 성지에 대해 설명하기를 “본래 성지는 홀리랜드(Holy Land), 예수님이 활동한 거룩한 땅을 일컫는 곳이에요. 예루살렘만이 이에 해당되는데, 한국에서의 성지는 순례지(shrine)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라고 친절히 답변해 주었다.

관광객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김 신부는 미소 끝에 고개를 갸웃 저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턴가.. 아, 재작년 9월부터 관광객들이 늘어났죠. 물론 좋은 점도 많습니다. 성지라는 게 꼭 조용하고 무겁고 어두울 필요는 없으니까요. 참,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당진에 신리성지가 정말 좋다고 한다고. 무엇이 좋았냐고 물었더니 사진 찍기 좋은 곳 이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천주교에서 과거 ‘신리’는 다블뤼주교가 21년 동안 천주교 활동을 해온 곳으로 천주교 탄압시기 가장 큰 교우촌이었다. 순교미술관이 개관하고 그 특별한 건물과 아름다운 풍경은 SNS에서 당진여행 핫플(명소)로 떠올랐다.

대전에 사는 한 커플(여,28)은 “남자친구랑 쉬는 날을 맞춰서 당진여행을 계획하고 가볼만한 곳을 인스타에 검색해봤더니 신리성지가 있어서요. 그래서 놀러왔어요, 미술관을 보려고요”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또 신리성지에 대해 아는 것이 있냐는 물음에 “음.. 천주교.. 그런 거 아닌가요..?”라며 잘은 모르겠다고 수줍게 덧붙여 얘기했다.

김 신부는 신리성지를 방문해주는데 분명 고마운 점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고 전한다.

“천주교라는 신앙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고 또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가면 저희에게도 고마운 일이지요. 하지만 장소는 저마다의 의미가 있잖아요? 성지에서 애정행위가 지나치거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 툭 버리고 가는 모습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이 들어요. 안내판에도 분명히 안내가 되어 있는데 유심히 살펴주시는 분들이 드문 것 같습니다”

김 신부는 종교적 장소이지만 역사유적지로서도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사진을 찍어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합니다. 종교라고 할지라도 현대화된 시각과 흐름에 맞춰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유적지를 방문하는 기본적인 예절은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관광객 분들도 계시겠지만 신앙생활 중 찾아주시는 순례객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에게 불쾌함을 주는 일은 없어야하지 않을까요?” 

여행지 방문에 앞서 SNS 속 참된 #당진인생사진 #당진감성여행을 위해 기본적인 예절과 문화의식을 가지고 지킬 줄 아는 여행객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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