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평화의소녀상 건립3주년 기념식서 일본 출신 여성들 사죄의 뜻 전해

“이제 저희들은 사죄의 마음을 가지고 일제 때문에 두 동강난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일본 출신의 당진 여성들이 당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를 드렸다.

100주년을 맞은 3·1절에 당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당진평화의소녀상 건립 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당진평화의소녀상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에서 마련한 이 자리에는 당진시민 그리고 당진청소년평화나비 학생들뿐만 아니라 김홍장 당진시장, 어기구 국회의원 등 지역의 정계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기념사업회는 이 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오늘의 우리가 가장 먼저 마주하고 청산해야 할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일은 어두운 과거를 마주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통한의 역사를 올바르게 청산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는 것이야 말로 통일과 평화, 그리고 진정한 해방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념사업회는 “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부를 규탄한다. 일본정부는 전쟁범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진청소년평화나비 유승재 군(당진고 2학년)은 당진의 청소년들을 대표해 얼마 전 타계하신 여성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유 군은 “지난 1월 31일 김복동 할머님 빈소에 방문했을 때 '이젠 청소년들이 할머님들의 뜻을 이어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할머님들께서 만들어놓은 길을 걷는 일에서 나아가 다른 사람들 또한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할머님의 뜻을 공감하고 이해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날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소복을 입은 ‘당진시 일본부인회’(이하 일본부인회)였다.

이들은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일본 출신의 여성들로 당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한국에 거주한지 25년이 된 하라 사유리(53세, 원당동) 씨가 일본부인회를 대표해 사죄문을 읽었다.

이들은 “1910년 국권을 불법으로 침탈한 일제는 무고한 대한의 양민들에게 총칼을 겨누고 무자비하게 목숨을 앗아가고 강제노역을 시켰다. 전쟁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강제징병뿐만 아니라 어린 처자들을 구대 위안부로 끌고 갔다”면서 “희생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게 어떻게 사죄와 용서를 빌어야 할지 감히 두렵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기념식과 기자회견을 마친 기념사업회는 유관순 열사를 다룬 영화 ‘항거’의 상영회를 마련하고 단체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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