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역사 간직한 연자방아, 주민들이 새단장

▲ 무너져내린 정자를 한마음으로 수리하고 있는 주민들.


당진군 순성면 아찬리 마을 안길 느티나무 옆에는 작은 쉼터가 있다. 또, 그 옆에는 정자와 큰 연자방아가 고향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이 지역을 강타한 태풍 ‘갈매기’로 인해 연자방아를 세워두었던 정자의 한 기둥이 무너져 내려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에 아찬리 주민들은 정성과 뜻을 모아 뜨거운 불볕더위에도 지붕을 수리하고 기둥을 다시 세우는 등 대대적인 수리에 들어가 예전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방아는 1810년경 신평면 맷들포에서 제작 된 것으로 1905년 순성면 아찬리 마을 주민 故 김성묵씨가 들여와 사용하다 그 후손인 김재환씨가 선친의 뜻을 이어 설치장소 토지 330㎡를 마을에 기증하고 연자방아도 기증하여 작은 쉼터에 옛 추억을 복원하게 됐다.


2000년도에 설치된 연자방아는 할머니, 할아버지 집을 찾아오는 손자들과 마을을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되새겨보며 옛 시절을 추억하게 해주는 훈훈한 마을의 명물이 됐다.


여름방학을 맞아 할아버지 집에 놀러온 김주혁 군(11)은 “마을 안길 정자에 왜 큰 돌을 세워놨을까 궁금했는데 할아버지가 소를 맷돌에 연결해 방아를 찧었다는 어릴 적 이야기를 하셨다” 며 “한 번도 보지 못한 방아의 쓰임새에 관해 들으며 옛날 사람들은 이렇게 힘들게 살았구나” 생각했다고 신기해했다.


마을 주민들은 “쓰임새가 사라져 버려질 수도 있었던 방아가 마을을 사랑하는 한 주민인 김재환(86) 씨의 정성으로 이제는 공원이 되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과 마을 어르신들에게 추억을 되새겨주는 역할을 한다”며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와 유물을 복원하여 후손들에게 옛것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 될 것 같다”고 연자방아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아찬리 김동재 이장은 “기증자의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공원화하여 마을사람들과 마을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연자방아를 구경하며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만들어 사라져가는 전통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순성면(면장 유완근)에서도 마을자체로 유지·보수하던 것을 2009년도 예산을 확보해 체계적으로 관리 보존은 물론 공원화하여 쉼터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habibi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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