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장 당진시장
김홍장 당진시장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일반인들에게 ‘커뮤니티케어’라는 것이 생소하다.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앞으로 누구나 존엄한 삶을 위해서는 한 개인이나 가족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돌봄을 책임지고 지켜나가는 것이 바로 ‘지역사회 돌봄’(커뮤니티케어)이다. 

커뮤니티케어는 우리 한국사회의 마을정신인 ‘두레’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복지부가 커뮤니티케어 체제로 복지시스템을 전환하는 것 역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공동체성의 복원’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서로 존중하고 함께 이루어 내는 것’이 커뮤니티케어 추진의 중요한 과제다.

특히 우리시는 지금 커뮤니티케어 분야 중 노인돌봄 분야에 선도사업을 신청했다. 어르신들이 평소 생활거점에서 벗어나지 않고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곳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삶을 영위하게 하려는 것이 커뮤니티케어의 핵심이고 우리 어르신들이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어차피 복지시스템이 커뮤니티케어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면, 당진시의 앞선 역량으로 충분히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업을 시행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을 당진시에서 하려는 이유가 있나?
우리시의 고령인구 비율은 2018년 12월말 기준으로 이미 17%를 넘었다. 특히 14개 읍·면·동중 대호지면은 41.9%, 고대·정미·면천·순성·우강면은 30%, 합덕·석문은 20% 이상이다. 일부 읍면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체로 볼때도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시는 시범사업 유치의 성공여부가 아닌 우리 지역사회에 이미 닥친 현실이라고 인식해서 ‘당진형 지역사회돌봄체제 구축’ 실현을 위해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을 신청했다.

우리 당진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400여개의 자원봉사동아리들이 지역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정을 나누어 오던 역사를 지닌 도농복합도시다. 이미 지역의 곳곳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식사와 반찬배달 서비스, 이동서비스 지원, 정서적 지원 등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기존의 네트워크를 ‘시스템화’하고 ‘매뉴얼화’ 해서 체계적 관리로 넘어갈 시점이 됐다.

커뮤니티케어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을 때 지역의 사회복지기관과 관련 봉사단체들,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기업체, 의료단체 등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만 봐도 지역의 니즈는 충분히 차올랐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는 지역의 열정이 자랑스럽고 감사할 뿐이다.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 수행을 하게 된다면 당진시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 있을까?
당진시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주민자발성을 바탕으로 하는 주민자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당진시는 2년 연속으로 주민자치부문에서 충청남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성과창출우수사례’에 선정됐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어 2022년까지 ‘일반근린형’ 사업으로 약 1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지역정체성 확립을 위한 주민조직 커뮤니티 거점을 확보하고 당진시민에게 익숙한 생활공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행정 역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을 위해 각 읍·면·동에 배치할 사회복지직 공무원과 간호직 공무원을 이미 확보해 놓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당진시 사회복지기관 및 커뮤니티케어 관련 기관들의 하고자 하는 자발적 열정과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커뮤니티케어가 추진하고 있는 ‘방문진료부분’에 있어서 의사나 보건인력들이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서울·경기와 같은 대도시에 비해 지방에서는 언제나 인력부족문제가 골칫거리다.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에서도 난제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우리 당진시 실정에 맞게 사업군을 편성해서 극복하도록 할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체계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시범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길목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어떤 당진시를 그리고 있나?
우리나라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선포하고 ‘치매는 나라가 책임진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 역시 커뮤니티케어의 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이미 지역사회 돌봄사업이 정착되어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복지서비스 뿐 아니라 일생생활까지도 적절하게 커버하는 지역체계로 자리매김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오오무타시는 2001년에 치매케어연구회의를 발족하고 치매에 걸린 사람이 개인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사람답게 그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간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치매에 대해 어릴 때부터 배우고 피부로 느끼는 기회를 충분히 부여해 치매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치매어르신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직접 실천했다.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교실을 열어 치매인식개선을 하고 있는 것이 그런 실천의 일환이다. 어릴 때부터 치매에 걸린 사람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키워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의 모습은 다른 사람의 모습이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 내가 나고, 자라고, 앞으로 여생을 마무리할 우리 당진시에서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을 반드시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 당진시는 사회복지관련 종사자들의 직무역량 강화를 통해 전문 호스피스로 양성하고, 치매공공후견인 제도 양성을 통해 우리시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 ‘더 큰 도약, 살맛나는 당진형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 구축’이라는 슬로건 아래 당진시의 성공적인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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