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안녕과 풍년 희망 담은 목신제 대보름 전날 열려

면천에 살고 있던 고려의 개국공신인 복지겸 장군이 병으로 몸저 누웠다. 병세가 심각하여 어떤 약을 써 보아도 복지겸 장군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효심이 깊던 그의 15세 딸 영랑(影浪)이 기도를 올리며 아버지의 쾌유를 성심껏 빌었다. 그러던 중 영랑 앞에 신선이 나타나더니 “안샘의 물을 길어 두견주를 빚어 100일 후에 마시고, 그 곳에 은행나무를 심은 뒤 정성을 들여야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랑이 그 말을 따랐더니 복지겸 장군의 병이 치유되었다.

 

18일 열린 면천 은행나무 목신제(사진제공 당진시)
18일 열린 면천 은행나무 목신제(사진제공 당진시)

[당진신문]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의 딸 영랑의 효심이 깃든 면천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51호)에 대한 목신제가 지난 18일 열렸다.

목신제는 지역의 오랜 역사를 가진 고목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로 여러 지역에서 행해오고 있는 풍습이다.

면천은행나무 목신제의 경우 당진시 면천면 주민들이 면천은행나무회(회장 구자수)를 구성해 약 20여 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지내 오다가 2016년 면천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매년 정월대보름 전날(음력 1월 14일) 열리고 있다.

18일 진행된 올해 목신제는 오전 11시 면천농협 풍물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초헌례와 축원문 낭독, 아헌례, 종헌례, 사신례의 순서로 약 1시간 동안 제례행사가 이어졌다.

이후 마을의 안녕과 주민의 건강과 지역 발전과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축원문을 소지하고 하늘로 날려 보내는 것으로 목신제가 마무리 됐다.

구자수 회장은 “면천은행나무는 복지겸의 딸 열랑의 효심이 깃든 나무이자 1100여 년 간 면천을 지켜주는 마을의 정신적 신앙이기도 하다”며 “특히 지난해 은행나무 전설과 관련된 면천두견주가 남북정상회담 만찬주로 선정돼 뜻깊은 한 해를 보냈는데, 앞으로 면천두견주와 더불어 은행나무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목신제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면천은행나무는 1990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82호로 지정되었다가 지난 2016년 천연기념물(제551호)로 승격됐다. 당진시는 매년 영양공급 등 식물문화재 보존에 노력하는 한편 은행나무와 면천읍성, 면천두견주 등 주변 역사문화자원과의 연계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자원화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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