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당진시 노인복지사협회장/전 호서고 체육교사, 교감

[당진신문=김영석 당진시 노인복지사협회장]

70대 후반이 지난 나는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에게 ‘버리고 살기’와 ‘홀로살기’를 조언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부모 모시기를 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효를 받을 생각만 하면 안 됩니다. 무엇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주기 싫은 법입니다. 그저 효도라는 보물을 아끼고 아껴서 보자기에 싸서 장롱깊이 보관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고 내 몸과 정신이 온전할 때 홀로 살아낼 마음을 다져야 합니다.

나는 노년이 되면 회심(回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돌려 먹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젊을 때 ㅤㅉㅗㅈ던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나 초월적인 다시 말해 좀 차원 높은 데를 생각하자 이 말입니다. 그러고 나면 자식들에게도 벗어난 초연해지는 경지를 맛볼 수 있습니다. 좋은 노년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인생을 계절로 비유한다면 노년은 포기의 계절입니다. 삶이란 매순간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잘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집니다. 굳이 비싼 커피숍 가지 않아도 자판기 커피 먹으며 공원에 가도 됩니다. 돈이 많다고 노후가 보장되는 게 아닙니다. 사람이 떠난 부자에게 남는 것은 돈을 노리는 사람뿐이요, 소외와 고독뿐입니다. 늙으면 이곳저곳이 아픈 게 당연합니다. 오래 살면 다 그렇습니다. 불편하고 아프지만 이럭저럭 살아갈 수 있으면 됩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운동도 너무 극성을 부리면 안 됩니다. 부부간에 ‘오순도순’이 안 되면 ‘측은지심’으로라도 사세요. 노부부가 이정도 측은지심으로만 살아줘도 자식들에게 말썽을 주는 부모는 안 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지금은 노인들이 짐이 되어 버린 시대입니다. 그러니 노인들이 말썽 안 부리고 있는 듯 없는 듯 소리 없이 살아내는 게 자식들에게 자식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게 아름다운 노년입니다. 노년은 가보지 않은 길입니다. 아무도 피할 수 없는 그 길을 혼자서 내려가야 한다니 겁이 납니다. 그러나 삶의 정상에 있을 때에도 홀로 있을 때가 많지 않았나요. 혼자 잘 지내는 사람이 혼자서 안 가본 그 길도 잘 내려갑니다.

노년의 삶을 잘 지내는 성공요체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고 규모를 줄이는 것입니다. 일도 줄이고 음식도 줄여야 합니다. “과거는 버리고 현재는 지키고 미래는 만든다.”는 말이 더욱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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