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아름숲 기자단]

이다은 기자(계성초5) blessme0508@naver.com
이다은 기자(계성초5) blessme0508@naver.com

나는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를 따라 밤하늘에 별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 때문인지 나는 천문대장이 되는 꿈을 갖게 되었다. 날이 좋을 때면 어두워지기를 기다려 망원경을 들고 옥상에 올라 별을 보거나 당진에서 멀지 않은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으로 향한다. 이곳에 가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오래된 천문도 중에 하나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그것을 만든 류방택 선생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서양 별자리에 익숙한 우리에게 조상들의 삶을 하늘에 옮긴 우리의 별자리는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천상열차분야지도

파란 하늘이 예뻤던 1월 5일,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천문대를 찾아 최승진 팀장님을 만났다. 1400여 개의 별과 300여 개의 별자리가 새겨진 천상열차분야지도는 하늘에 적도를 따라 별자리가 28개로 나뉘어 있으며, 임금이 사는 자미원과 신하가 머무는 태미원, 백성들이 살아가는 천시원이 그려져 있다. 곳곳에는 별들을 보호하려는 듯 각각 울타리가 세워져 있어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저마다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별들이 새겨져 있고,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 별자리 중 봄의 별자리는 유독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별이 된 솥단지 (주정 별자리)

주정 별자리
주정 별자리

옛날 마을에 한 아이가 살았는데 흉년이 들어 솥이 있어도 쌀이 없어 굶어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 아이는 굶주린 배를 잡고 힘없이 부엌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솥단지가 하늘로 둥실둥실 날아가 북쪽 하늘에 박혀 별이 되었다. 아이는 그 별을 솥단지별이라 이름 지어주고 밤마다 “솥단지별아, 우리 마당 가득 쌀을 내려주렴” 하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자 솥단지별은 아이가 잠든 사이, 쌀을 비처럼 뿌려 주었고 아이는 이웃들과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처럼 솥을 의미하는 주정 별자리는 나라의 살림에 기본이 되는 신성한 것으로 여겨 나라에서 가장 먼저 살피는 별자리다. 옛 선조들은 이 별자리를 보며 한 해의 무사태평과 풍년을 기원했다고 한다.

영웅을 내리는 별 (삼태성)

삼태성
삼태성

삼태성은 국자 모양을 한 북두칠성의 물을 담는 쪽에 비스듬히 길게 늘어선 세 쌍의 별을 말한다. 우리 민족의 사랑을 듬뿍 받아 온 삼태성은 이름처럼 아기를 태어나게 하고 기르는 별로 여겨졌으며, 북두칠성 아래서 빛나는 삼태성이 위기에서 나라를 구할 영웅을 내려주는 별자리라고 믿었다. 

기자단이 정한 2월의 인물 안중근 의사는 삼태성이 내린 인물일까. 칠성의 점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여 ‘응칠’이라는 아명을 가진 그는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해낸 인물이다.

백성이 먹고사는 것을 무엇보다 중시 여겨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진 솥별, 나라가 위태로울 때 영웅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하늘에 올린 삼태성 등, 우리의 별자리는 사람들의 생활과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중한 우리의 별자리들이 서양의 별자리에 밀려 점점 우리에게서 잊혀 가고 있다. 서양의 하늘이 힘이 지배하는 신의 공간이라면, 우리의 하늘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따뜻한 공간이다. 올봄에는 서양 별자리와는 다른 우리 하늘, 우리의 별자리를 찾아 풍성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발렌타인데이에 “코레아 우라”를 외치다

강준영 기자(계성초 5)
강준영 기자(계성초 5)

“옳은 일을 짓밟는 것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보거든 구해 줄 마음을 가져라. 그리고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에 빠졌을 때는 목숨을 던져 나라를 바로 잡는 데 힘쓰는 사람이 되라” 도마 안중근(1879~1910)

2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알려져 있다. 270년 2월 14일에 순교한 로마의 성 발렌티누스의 처형된 날을 기념하는 날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15세기에는 “발렌타인”이란 말이 “사랑하는 사람”과 동의어로 생각되었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2월 14일을 국적불명의 발렌타인데이라 하면서 연인들끼리 초콜릿을 선물하고 있지만 사실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을 최종적으로 확정선고 받은 날인지는 전혀 모를 것이다.

사실 나도 이 기사를 쓰기 전까지는 몰랐으며 알고 난 후 지난해 발렌타인데이에 우리반 친구들에게 초콜릿을 받았다고 좋아했던 것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이렇게 너나없이 발렌타인데이를 들뜨게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일본의 제과회사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남과 북이 존경하는 안중근 의사를 잊게 하기 위한 계략이었는지도 모른다.

1909년 10월 26일 이토히로부미를 태운 특별열차가 하얼빈에 도착하였다. 이토히로부미는 코코프체프와 약 25분간의 열차 회담을 마치고 차에서 내렸다. 이토히로부미가 러시아 장교단을 사열하고 환영 군중 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순간 안중근은 침착하게 걸어가 이토히로부미로 추정되는 사람을 향해 4발을 쐈다. 4발 중 3발은 이토히로부미에게 1발은 하얼빈 총영사에게 맞혔다. 이 일로 붙잡힌 안중근 의사는 러시아 검찰관의 예비 심문에서 자신을 밝혔다. 거사 동기에 대해서는 이토히로부미가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원흉이며 동양평화의 교란자이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안중근 의사는 1910년 2월 14일 중국의 여순감옥에서 재판을 받고 사형을 언도 받았다. 그의 당당한 논술과 태도에 일본인 재판장과 검찰관들도 탄복하였다.

누군가에게 2월 14일은 생일, 결혼식, 여행가는 날, 즐거운 방학이다. 하지만 우리민족에겐 자유와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안중근 의사의 사형 확정 선고일이다. 얼마 전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걸그룹이 모 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를 몰라봤다고 맹비난을 받은 적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가 초콜릿을 사는 돈을 조금씩 모아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발굴해 우리나라의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을 추진한다면 참으로 의미 있을 것 같다. 올해 발렌타인데이에는 초콜릿보단 도서관에 가서 안중근 의사에 대한 책을 보거나 안중근 기념관에 가서 진심으로 추모해 보고 싶다. 앞으로는 이날을 꼭 잊지 않고 기억 할 것이다. 코레아 우라!!


풍요로운 정월 대보름...일 년 중에 가장 큰 달이 떠오르는 날

최예린 기자(계성초4) yerinveronica@naver.com
최예린 기자(계성초4) yerinveronica@naver.com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이다. 정월대보름은 1년 중 가장 큰 달이 떠오르는 날이다. 옛날에는 정월대보름을 설보다 더 큰 명절이라 여겼다. 설은 나가서 쇠도 되지만 정월대보름은 꼭 안에서 쇠야 된다는 말도 있었을 정도다. 나는 정월대보름이 되면 나물과 오곡밥을 먹으러 할머니댁에 간다. 할머니집은 평택이었는데 평택은 정월대보름을 아주 크게 지낸다는 얘기도 하셨다. 할머니는 옛날 기억이 나시는지 꼭 정월대보름에는 우리 식구를 불러서 따뜻한 오곡밥에 나물음식을 먹으라고 하신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고사리, 도라지, 호박 등등 아홉까지 나물과 쌀, 찰수수, 기장, 조, 콩 등을 넣어 지은 오곡밥을 하루에 아홉 번 먹었다. 오곡은 다섯 가지 곡식, 중요한 곡물 모든 곡물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오곡밥”은 풍농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어 ‘농사밥’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오곡밥을 보름날에 먹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보름 전날에 먹고 대보름날 아침에는 쌀밥을 먹는다. 정월대보름에 어두운색의 오곡밥을 지어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국유사에서 신라의 소지왕이 까마귀를 따라갔다가 연못 속에 나타난 신령을 만났다. 신령이 편지를 주었는데 편지에는 가야금을 담아두는 상자를 활로 쏘라고 쓰여 있었다. 궁궐로 돌아온 왕은 가야금 상자를 활로 쏘았는데 그 안에는 몰래 바람피우는 왕비와 중이 놀라 소리를 질렀다. 두 사람은 사형에 처했고 왕은 까마귀를 만난 음력 1월 15일이 되면 까만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는 전설이 있다. 또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다 같이 나눠먹어 부족했던 영양을 채웠다. 옛날사람들은 보름달을 보면서 풍요롭게 지내고 싶었던 마음이 오곡밥에도 담겨서 있는 것 같다.

나의 정월대보름에 추억은 사촌 오빠들과 사촌들이랑 쥐불놀이를 한 경험이 있다. 우리는 엄마랑 외삼촌들이 어렸을 때 쥐불놀이를 한 것처럼 깡통에 솔방울을 넣고 돌리며 놀았다. 쥐불을 돌리는 모양이 동글동글 보름달인 것 같았다. 아름다웠다. 나는 둥근 달을 보면서 소원을 빈다. 꼭 소원을 들어줄 것만 같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옛날 사람들은 둥근 달을 보면서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보름달에 밝은 빛을 보면서 다가올 한해를 희망차게 시작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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