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택시업계, 카카오와 갈등...카카오택시 앱 전면 삭제
당진브랜드콜 앱으로 대체 “서비스 안착시까지 콜비 받지 않을 것”

정유진(23세, 대덕동) 씨는 곧 대학을 졸업한다. 학교가 타 지역에 있어서 당진에 도착하면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왔다. 지난 해 12월 말 기말고사를 마치고 카카오택시를 불렀지만 택시는 오지 않았다. 정 씨는 “고향에 와서 택시를 이용하다보니 카카오택시를 기사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카풀 문제 때문에 그런가보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당진시의 개인 택시들이 지난 해 12월 20일부터 카카오택시를 전면 사용 중단했다. 이는 법인택시 역시 마찬가지다. 정 씨의 추측처럼 카풀 사업 추진으로 인한 카카오와의 갈등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푸른병원 사거리 인근에 있는 개인택시 대기소에서 만난 택시기사 윤 모 씨는 “지난 12월 말 집회 이후로 모든 기사들이 카카오택시 앱을 다 지웠다. 그 이전부터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기사들도 많았다”면서 “카카오가 카풀 영업까지 뛰어들어 엄청난 금액을 앉아서 벌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진시의 택시들은 카카오택시 대신 ‘브랜드콜 앱’을 이용하고 있다. 사실 2016년 하반기에 만들어져 보급된 ‘브랜드콜 앱’은 카카오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기존 전화를 이용하는 콜택시와는 다르게 1천원의 추가 요금도 발생하지 않는다.

충남개인택시조합 당진시지부 최동찬 지부장은 “카카오택시를 대체하기 위해 브랜드콜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비스가 안착할 때까지 요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카풀? 이미 불법 유상운송행위로 피해”
카카오에 대한 반발의 시작이 카풀서비스 시도인 것은 명확하다. 사실 당진의 택시 기사들은 “카풀과 유사한 불법 렌트카 영업으로 이미 타격을 받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78년도부터 택시를 했다는 윤철주 씨는 “한보가 들어오고 급작스럽게 늘어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자 당진에서도 불법유상운송행위가 늘어났다. 한보의 부도 이후에 잦아들던 것이 현대제철이 들어오면서 불법운행이 다시 활개를 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진택시 업계는 불법유상운송행위로 인해 매출이 약 20%에서 30%까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카풀이 추진되면 ‘불법’이던 자가용 운송행위가 양성화 돼 그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자가용이나 렌트카의 불법 유상운송 행위는 이를 사용하는 고객의 안전도 위협한다. 불법 렌터카 이용 중 사고가 난다면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고 심야 이용객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충남개인택시조합 당진시지부 최동찬 지부장은 “택시의 경우 정부에서 운전자의 경력, 건강 상태, 범죄 이력 등을 관리하고 있다. 카풀 영업이 양성화 된다면 기사들의 생존권에도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진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허가(특허)를 내주고 관리를 하는 시장에 카풀 영업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택시 업계의 반발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택시업계에서도 시민들이 원활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심야)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의 서비스 개선 노력이 있어야 시민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진시는 자가용 혹은 렌트카를 이용한 불법 유상 운송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신고포상금을 기존 5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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