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 오피니언]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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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진신문
  • 승인 2019.01.28 06:00
  • 호수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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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국일 교수(단국대학교 공공인재대학)
대전지방법원서산지원 조정위원 법학박사
가국일 교수
가국일 교수

[당진신문=가국일 교수]

새해의 날이 밝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만물의 이치가 그러하듯 성장이 끝나면 시들어 가다가 죽게 되는데 인생도 마찬가지로 어려서는 나이가 들수록 성장하지만 일정시기가 지나면 성장이 멈추고 시들어 가는데 눈도 침침해지고 정신도 깜박깜박하게 된다.

혹자는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지는 것은 세상에 나쁜 것들을 보지 말고 좋은 것만 보라는 신의 뜻이고, 정신이 깜박깜박하는 것은 나쁜 기억은 모두 잊고 좋은 일들만 기억하라는 신의 뜻인데 인간이 수양(修養)이 덜 되어 나쁜 것을 눈으로 접하고 나쁜 기억을 간직하여 고집스러워지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도 한다.

몇 해 동안 법원의 조정위원으로 수많은 다양한 사건을 접했는데 대부분 사건이 재물을 탐하여 벌어지는 일들로 수년에 걸친 다툼으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건부터, 단순하게 조언만으로 해결될 수 있음에도 법의 무지 또는 오해로 엄청 시달리다가 법정까지 오는 사건, 자료는 제출하지도 않고 법정에서 울면서 자기 처지를 들어달라고 하소연하는 사건(우리나라는 증거재판주의 채택으로 법정에서는 자료의 사실관계여부 확인을 하고, 공판진행에 있어 자기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아닌 것이 증거자료로 드러나 뻔히 보이는데도 피해가 수억에 이른다고 우겨대는 사건, 어머니를 모셔놓고 아들 둘이서 다투며 노모에게 서로 자기편을 서달라고 닦달하는 불효자식들의 사건까지 세상의 너무 많은 나쁜 것들을 본 것 같다.

그러나 설득하여 사건이 먼저가 아니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우선이고, 이해관계는 잘 풀면 된다며 사건을 논리적으로 잘 조정하여 해결하고 나면  원고 피고가 서로 법정에서 화해하고 감사인사를 하고 웃는 얼굴로 법정 문을 나가면, 원고 피고의 당사자들이 겪었을 수많은 불면의 밤을 종식시켜 준 것 같아 뿌듯함도 느끼고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 생각되었다.

다툼의 대부분은 어느 일방의 재물에 대한 욕심과, 거기에 따른 상대방의 감정의 개입이 되면 더 큰 다툼으로 발전한다. 중국고사에 사람이 태산이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고 했다.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 자기방어로 생각하는지, 법정에서 조차 서슴치 않고 감정 거슬리는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상이 날로 험악해지고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있다고 개탄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묻지마 칼부림, 자신의 감정을 조금 상하게 했다고 보복운전, PC방 살인사건, 사회양극화의 심화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의 하나로 인한 범죄 등 우리사회가 해결하여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최근 사법농단 사건으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었다. 새해에는 국민이 모두가 체감하는 공정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고, 경제가 파탄 날 지경으로 어렵다고 아우성 인데 밝아오는 새해 황금돼지해에는 돼지저금통의 불룩 나온 배처럼 대한민국 국민모두의 곡간에도 재물이 가득차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최근 잡코리아가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천하는 2019년 새해 인사말로 '당신과 함께해서 행복했어요. 새해에도 함께 해요'가 1위(26.7%)로 꼽혔다.

함께해서 행복할 수 있는 당진신문의 건승과 구독자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새해 인사에 가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