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 충남환경운동연합 탈석탄특위 위원장

[당진신문=김정진 충남환경운동연합 탈석탄특위 위원장]

연초부터 나흘 연속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는 등 이제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봄철 한 때만의 문제가 아닌 일상이 되고 있다. OECD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헤럴드경제 1월 16일자)

이렇게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 당진화력 1~4호기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당진화력 1~4호기 만이 아니다. 충남에 있는 30기의 석탄화력 중 당진화력 1~8호기, 태안화력 3~8호기, 보령화력 3~6호기 총 18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환경설비개선이라는 미명 아래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8년 환경부가 발표한 사업장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보면 충남이 3년 연속으로 전국 1위의 오명을 차지하고 있고 당진은 충남 전체 배출량의 45% 이상을 차지하여 시군구별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충남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전국 1위를 기록한 주된 이유는 30기에 이르는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이다.

발전사들은 석탄화력의 환경설비를 개선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줄어 환경친화적인 발전소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며칠 전 언론에도 석탄화력 대기오염 배출기준이 2배 강화된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표면적으로는 획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규제 기준이 농도 기준이라 심각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앞서 밝힌 지난해 사업장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보면 충남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만 5만 5455톤이 넘는 배출량을 기록했다. 기준을 2배로 강화해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도 2만 7728톤으로 충남이 여전히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전국 1위이다. 즉 배출총량이 너무 막대하기 때문에 절반으로 줄여도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값싼 연료에 기반한 경제성을 이유로 석탄화력과 원전을 지속적으로 건설해왔다. 하지만 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이 없다는 핑계는 이젠 과거 이야기가 됐다.

세계 다수의 기관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은 조만간 석탄화력 발전비용과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도 2030년이 되면 석탄화력의 발전원가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물론 LNG 보다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의 에너지원별 2017년 투자금액을 보아도 재생에너지에 투자된 금액은 약 2,980억 달러인 반면 석탄이나 가스 등 화석연료는 1,320억 달러, 원전은 170억달러에 불과하다. 이미 세계 에너지 시장의 투자는 재생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에너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들의 글로벌 생존을 좌우할 새로운 수출 장벽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필립스, 제너럴모터스 등 160여 개의 세계적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기 위해 모든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선언(RE100)을 하고 공급업체에게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 문제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 납품을 못하는 상황이 곧 다가올 지도 모른다.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할 것이냐를 생각해야 하는 세계적 추세이자 시대적 과제이다.

막대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석탄화력의 수명을 연장하는 대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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