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하루를 남겨놓았습니다. 끝자락에서는 언제나 아쉬움이 한 가득입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시작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희망을, 도전을 외쳐봅니다.

내일이면 2019년 1월 1일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시작이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설레임의 대상이 됩니다.

“이모, 저도 이제 여덟 살이 되었으니까 형아들처럼 학교 가요. 완전 좋아요.”

우리동네 놀이터에서 만나 알고 지내는 꼬맹이가 24시마트에서 이 추운 계절에 아이스크림 ‘설레임’하나 사들고 오다가 만나 묻지도 않았는데 보고하며 인사합니다. 그 작은 손에도 ‘설레임’이 들려 있는데 얼굴에도 설레임이 한가득 입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에고, 또 한 살 먹는겨? 한 해 한 해가 달라. 기억력도 그렇고... 나 지난번에 우리 아파트 입구 현관 비밀번호 잊어버려서 자기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던 거 알잖아. 몸도 말을 안 들어.”

야밤 헬스장에서 만난 올해 70세가 되시는 우리 동네 어르신에게는 설레임 대신 자꾸만 늙어지는 것 같아 자신감도 떨어지고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나이 먹어서 뭘 배워’ 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면 나 진짜 할머니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안 살려고 해. 여행도 더 자주 가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기회만 오면 배우고 또 배울거야.”

70평생 살아오면서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후회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를 터득한 이 어르신의 지혜가 잠깐의 두려움 따위는 모조리 흩어버렸습니다. 이 어르신도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꼬맹이 얼굴처럼 다시금 설레임 가득한 얼굴로 바뀌어 어여뻐 보입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더니 그 말이 꼭 맞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한 해를 어떻게 잘 살아가보나 나름 고민하던 중에 만난 ‘시’가 명쾌한 답을 줍니다.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붙여줍니다

일 년 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뜻한 마음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내는
밝은 마음

내가 바라는 것은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

다시 오는 시간들을
잘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

실수하고 넘어져도
언제나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겸손한 마음

곱게 설빔 차려입은
나의 마음과 어깨동무하고
새롭게 길을 가니
새롭게 행복합니다.

이해인 시인의 ‘새해마음’ 이라는 시 입니다. 새해에도 이웃의 행복을 빌어주는 따뜻한 마음, 작은 일에도 감동할 줄 아는 마음,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내게 허락 된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 성실한 마음, 혹 좌절할 만 한 일 앞에서도 용기를 갖고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용기 있고도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또 힘차게 살아가야겠습니다. 우리 독자님들과 동행하면서요.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셔서 서로 나누고 나누는 넉넉한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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