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으로 지목되는 저열량 석탄...당진화력 “가급적 지양” 애매모호
지난 18일 자연발화·비산먼지 토론회 열려, ‘이번에는 개선될까?’
주민들 “3년 전 발표한 개선대책과 달라진 것 없어” 불신 드러내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당진화력에서 일어난 저탄장 자연발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저열량 석탄의 사용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다만 이 날 주제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발전사가 고열량탄 사용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특히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당진화력의 개선 대책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 당진화력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당진화력 저탄장 환경오염물질(자연발화 악취·석탄비산) 재발 방지대책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8일 ‘당진화력 저탄장 환경오염물질(자연발화 악취·석탄비산) 재발 방지대책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센터장 김병빈)이 지난 18일 당진화력 전력문화홍보관 2층에서 ‘당진화력 저탄장 환경오염물질(자연발화 악취·석탄비산) 재발 방지대책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가을 연이어 터진 저탄 장기자연발화와 석탄 비산에 대한 방지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관련기사: 당진화력, 석탄 자연발화 사고로 유해 가스 배출... 주민들 두통 호소, 본지 1228호, 시커먼 가루 뒤집어쓴 배추... 석탄재로 뒤덮힌 교로리, 본지 1231호)

이 날 주제발표는 전문가 그룹인 세종대의 손채훈 교수, 한국전력기술 고동현 부장, 부산대의 전충환 교수 등이 나섰다.

손채훈 교수의 경우 저탄장에서 발생하는 자연발화의 현상과 원인 그리고 억제 기술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고동현 부장은 5개 석탄발전사의 자연발화를 방지하기 위한 도입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화력발전에서 사용하는 석탄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전충환 교수는 “고열량탄으로 석탄의 교체가 필요하지만 이는 경제성과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황산화물 배출 등의 이유 때문에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저열량탄은 발전사의 발열량을 감소시키고 있고, 세제 변화 때문에 경제성 역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저열량탄 사용 감축의 필요성만큼은 분명히 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고열량탄 사용량 증가에 일정한 한계를 두고 ‘시설개선’이나 ‘저탄관리’에 집중한 개선 대책을 소개했다. 반면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저탄 관리 문제뿐만이 아니라 고열량탄 사용 확대의 필요성을 보다 중시했다.

교로리 마을공동협의회 신완순 이사장은 “석탄발전이 여전히 발전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교로리 주민들은 자연발화 등으로 인한 악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면서 “고품질 석탄사용뿐만 아니라 사용 석탄의 철저한 관리와 저장기간 단축과 건강진단 등을 해야 한다”고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요구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의 유종준 사무국장은 “고열량탄 사용의 경제적 활용을 위해서 5개 발전사의 고품질탄 공동 구매를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저탄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역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화력 전경.
당진화력 전경.

이 날 토론회에서 당진화력발전소 측은 환경안전실 김학수 실장은 자연발화 방지 대책으로 △현장관리 △설비보강 △모니터링 △연료구매 △주민보호·소통 등 크게 5가지 분야로 나누어 발표했다.

하지만 당진화력의 발표에 대해 객석에 있던 참석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교로리에 거주하고 있는 임관택 씨는 “2016년도의 자연발화 사건 때 발표한 내용과 지금 발표한 개선 대책이 달라진 것이 없다. 심지어는 과거 자연발화 사건 때와 설명이 정반대로 뒤집어진 것도 있다”면서 당진화력의 개선 대책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의 김정진 활동가는 “당진화력의 개선 대책 중 저열량탄 사용 부분은 ‘가급적’ 지양이라고 적시했다. 애매모호한 표현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교로리의 조성대 씨는 “2016년도 자연발화 시에도 당진시의 행정처분이 없었다. 이번 자연발화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복되는 자연발화와 석탄 비산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당진화력에 대한 불신이 토론회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당진화력이 마련한 개선 대책의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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