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때는 21만7천원 여당때는 19만6천원
농민들, “과거 약속 지켜라” ...쌀값보장 요구하며 여당대표실 점거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분노한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상경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국회에서 천막농성은 물론 민주당사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정부여당이 19만6000원으로 정한 쌀 목표가를 24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과 전국쌀생산자연합회(이하 쌀생산자회)소속 농민들은 지난 10일부터 각 도연맹 별로 상경해서 국회앞과 민주당사앞에서 ‘쌀 목표가 21만 7000원 민주당은 벌써 잊고 있는가? 24만원 보장하라’는 피켓을 들고 릴레이시위를 진행했다.

전농 박행덕 의장은 “정부여당은 농민들이 밥 한공기 300원을 기필코 쟁취하기 위해 박근혜를 끌어내렸던 전봉준트랙터를 2년 만에 다시 국회 앞에 끌고 나왔다는 점의 의미를 깨닫길 바란다”고 밝혔다.

충남도연맹 정효진 의장도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마찬가지다. 농민답게 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서 반듯이 밥 한공기 300원 쟁취하자”고 말했다.

특히 12일 국회의사당앞에서 ‘밥한공기 300원보장 직불제 개편 밀실야합중단’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 참석한 일부 농민들이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실을 항의방문하고 만나줄 것을 요구했지만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국회방호원들에게 차단 당한 농민들은 격분한 나머지 한때 이 대표실을 점거했고, ‘밥 한공기 300원 보장하라’는 대형 세로현수막을 게시하며 항의했다.

또한 농민들은 “민주당이 6년 전 야당시절에는 21만 7000원을 쌀 목표가로 주장해놓고 여당이 됐다고 19만6000원으로 결정한 것은 농민을 무시한 처사로 밖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쌀 목표가 결정하는데도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쌀 주산지인 당진에서도 당진시농민회 김영빈 회장과 쌀생산자회 이종섭 충남본부장을 비롯한 20여명의 간부들이 참여했다. 당진의 농민들은 상경에 앞서 당진시의회 김명진 산업건설위원장을 면담해 부실한 삼광쌀 장려금지급행정을 성토하기도 했다.

당진 농민들은 민주당사 앞에서 어기구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올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나서는 변해가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손인식 사무국장은 “추운 것도 힘들지만 모처럼 지지당 바꿔 찍었더니만 농민은 찬밥신세”라며 “다음 선거엔 어느 당을 찍을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당진시 농민회원들은 “어 의원이 보수단체나 관변단체의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민주노총이나 농민회 등 진보단체 행사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어 의원은 '쌀목표가. 직불제 Q&A'라는 자료를 보내 당차원의 입장을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국회농해수위 소속 김현권 의원을 중심으로 농민들을 설득하며 조만간 정식면담 일정을 잡기로 하고 농성을 해산했으나 농성천막과 전봉준트랙터는 해결될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