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 당진항은 평택ㆍ당진항 중 당진항 권역인 서부두와 고대부두, 송악부두, 그리고 대산항 권역에 속하는 당진화력부두로 구성돼 총34선석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중 당진화력부두를 제외한 서부두와 고대부두, 송악부두의 물동량은 2007년 826만2,893톤에 불과했지만 2010년 2,000만 톤을 돌파한데 이어 2013년 4,000만 톤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10년 전인 2007년보다 무려 약 6.1배 증가한 5,089만3,987톤으로 집계됐다.

같은 항만권역에 속한 평택항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약1.5배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평택ㆍ당진항의 전체 물동량 증가(2007년 4,809만2,932톤→2017년 1억1,216만3,669톤)는 대부분 당진항이 견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14년까지 계속에서 물동량이 증가해온 당진항은 이후 증가와 감소를 반복(2014년 5047만6,063톤→2015년 5,001만2,195톤→2016년 5,104만8,462톤→2017년 5,089만3,987톤)하면서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항만물동량 그래프
항만물동량 그래프

당진항의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평택항을 중심으로 한 편중된 항만개발이다. 당진항이 4부두 34선석 규모로 3부두 31선석 규모의 평택항보다 부두와 선석규모 모두 크지만 평택항은 당진항에 없는 자동차, 컨테이너, 돌핀, 모래 부두를 운영 중이고, 당진항에는 전무한 항만시설용부지 5,808,000㎡와 2,348,000㎡ 규모의 친수 공간 외에 도로와 교량 같은 임항교통시설도 풍부하다.

항만 관련 시설이 평택항에 집중 투자되고 있지만 평택ㆍ당진항의 전체 물동량의 48.1%는 당진항이 처리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당진항의 물동량이 848.4% 증가하는 동안 평택항은 51.6%에 그쳤음에도 물동량과 성장세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항만 개발은 평택항에 편중돼 온 것이 현실이다.

당진항의 물동량이 둔화된 또 다른 배경에는 항만 개발이 송악부두 고대부두, 당진화력부두 등 대부분이 원료를 취급하는 배후산업단지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부두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기업과 당진화력의 시설과 규모가 커지지 않는 이상 당진항의 물동량이 예전처럼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평택항은 잡화와 자동차, 컨테이너 등 다목적부두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당진항 권역 중 서해대교 남단 연안지역에 대한 개발이 전무한 것도 당진항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당진의 바다면적은 1950년대 5만418㏊에서 2017년 1만6,060㏊로 70%가량 축소됐다. 1만6,060㏊ 중 항만구역이 6,250㏊이지만 산업단지나 대기업의 배후항만부두 개발 외에는 항만개발이 부진하다. 그렇다 보니 당진항은 현재 항만시설 활용률이 25%에 머물러 있다. 서해대교 남단 항만권역을 포함한 잔여지역에 대한 발전방안 마련이 필요하지만 1986년 평택ㆍ당진항이 개항한 이래 39여 년 동안 고대부두 이남 항만구역에 대한 항만개발은 전무한 실정이다.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당진항 미래 달렸다
그럼에도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에 당진항은 철재부두 등 6선석과 평택당진항 진입도로(3.1㎞) 등의 시설만 반영됐다. 반면 평택항에는 자동차부두 등 9선석을 비롯해 당진항에 없는 항만외곽시설 2곳과 항만시설용부지 3개단지(4,165,000㎡)가 포함됐다.

이에 시는 올해 당진항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해 현재 해양수산부가 수립 중인 제4차 전국항만 기본계획에 당진항 관련 주요 사업을 반영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항만기본계획은 10년마다 해양수산부가 수립하는 항만관련 국가기본계획이다. 2020년 수립ㆍ고시 될 예정인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의 항만개발 계획이 담길 예정이다.

시는 지난 11월 해수부가 진행한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요조사 당시 12월 완료되는 당진항 중장기 발전전략의 내용을 반영해 △부곡지구 항만배후단지 △고대ㆍ송악지구 잡화부두 △석문지구 신항만 △석문지구 준설토 투기장 △석문지구 모래부두 △소형화물선박 지원부두 등을 계획에 포함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해당 사업들은 평택항에 비해 부족했던 공용부두와 항만시설의 확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부곡지구 항만배후단지의 경우 항만배후단지 예정지역인 송악읍 아산국가산업단지 부곡지구 전면해상에 총111만1,000㎡ 규모로 조성을 목표로 한다. 항만배후단지에는 일반업무시설과 판매시설, 주거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항만의 부가가치와 항만 관련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당진항 배후지역의 2025년 예상 물동량이 663만2,000톤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지역발생 물동량을 처리하고 충청권 수출입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항만배후단지는 당진과 평택의 항만기능을 상호 보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고대ㆍ송악지구 잡화부두는 그동안 부족했던 ‘공용부두’의 갈증을 풀어줄 사업이다. 고대ㆍ송악지구 잡화부두는 당진시 성구미 전면해상에 조성할 계획인데, 이 지역 인근에는 국가산업단지 3곳과 일반산업단지  5곳, 농공단지 7곳 등 총15곳, 3,291만9,000㎡라는 전국 최대 규모 수준의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당진시가 2014년 수립한 항만발전종합계획에 따르면 대규모 산단 개발과 기업입주의 잡화물동량 증가로 2020년경 634만2,000톤가량의 잡화 초과 물동량이 예측돼 고대ㆍ송악지구 잡화부두 건설이 시급하다.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을 요청한 석문지구 신항만은 3만 톤급 2선석, 5만톤급 5선석 등 다목적부두 7선석을 석문국가산업단지 전면 해상에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 부두 역시 고대ㆍ송악지구 잡화부두와 더불어 인근 산단에서 발생하는 지역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필요하다. 특히 제5LNG 생산기지와 연계해 서해권역 최초의 LNG 벙커링 산업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시는 사실상 항만시설 개발이 전무한 고대부두 남단 연안의 개발도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5,000DWT급 이하의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화물선박지원 부두다.

2013년 기준 당진항의 벌크 잡화화물의 41.8%(현대제철 제외)가 공용부두 부족과 지역 소규모 기업체의 항만 이용 제한으로 다른 항만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데, 계획대로 소형화물선박지원 부두가 건설되면 항만시설 이용이 필요한 당진지역 100여 개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게 돼 기업애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서해대교로 인해 대형 선박의 통행이 불가능한 서해대교 남단 지역에는 친수 공간 조성이 검토되고 있다. 우선 당진시 송악읍 해상 일원에는 당진 연안이 갖고 있는 수변공간을 활용해 레저와 문화, 상업 등의 친수기능 복합 공간인 당진 친수시설을 약102만㎡ 규모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당진 친수시설은 석문지구를 제외한 추가적인 항만시설 가능부지가 부족하고 부두 외에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항만지원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시는 이곳 외에도 삽교호 관광지와 연계해 신평면 운정리와 인근 해수면에 신평 친수시설을 조성해 장래 항만 종사자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역경제 견인하는 당진항으로

현재 34선석 규모의 당진항은 중장기 발전전략에 따라 항만 시설과 기능이 확충되면 2030년 46선석 규모를 갖춰 연간 약 7,700만 톤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국제 무역항으로 더욱더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진항 중장기 발전 전략 수립에 앞서 당진시의 숙원사업이자 당진항과 평택항의 균형발전을 견인할 신평~내항 간 항만진입도로가 올해 4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는 호재가 있었다.  지난 11월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 기본설계용역에 착수한 이 사업은 이르면 2021년 공사에 착공해 2025년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송산민자부두도 현재 개발이 논의되고 있으며, 계류규모 300척 규모의 거점형 마리나항만 개발도 왜목마을 일원에 외자 유치를 통해 추진 중이다. 이처럼 당진시가 항만과 레저시설 개발에 사활을 건 이유는 서해를 품고 있는 당진의 미래가 바다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시가 구상하고 있는 당진항의 미래는 항만 물동량의 다변화와 더불어 관광과 산업을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다. 시가 공용부두를 확충하고 배후단지를 조성해 당진항의 경쟁력을 키우고 수변시설을 조성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말 완료될 당진항 중장기 발전전략 연구용역과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이 당진항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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