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이선우 작가] ] 지난 달, 전교생이라 해봐야 채 이백 명 아니 백 명도 안 되는 작은 중학교 세 곳 송산중학교, 석문중학교, 고대중학교의 기사를 쓸 일이 있었다. 작은 학교 큰 꿈, 작은 학교 큰 미래, 작지만 강한 학교, 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 어떤 타이틀로 가야 할까. 몇 날 며칠 머릿속을 맴돌던 단어들을 끄집어내 적어보았다. 좀 더 참신한 표현은 없을까, 달리 대신할 단어는 없을까 고민하느라 마감 전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송산중학교, 석문중학교, 고대중학교는 ‘2019년 당진형 특성화 중학교’로 선정된 학교들이다. 당진교육지원청에서 시행하는 당진형 특성화 중학교 사업은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전문화, 다양화를 시도하면서 작은 학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 학교에 예비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탐방을 가는 프로그램이 지난 달에 있었다. 통학구역 개정으로 당진학군 졸업(예정)자 누구나 이들 학교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았다. 학교마다 준비한 PPT 자료를 통해 자랑할 만한 성과나 향후 진행될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부는 어떻게 시키는지, 급식은 잘 나오는지, 학교 폭력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한 가감 없는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고대중 학부모탐방 프로그램.
고대중 학부모탐방 프로그램.

고대중학교는 중국어 교육 활성화를 대표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내놓았다. 교과 수업, 방과 후 수업 확대는 물론 교내 중국문화체험 행사를 계획 중이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중국 체험학습을 확대해 유적지 답사와 더불어 현지 학교 방문 참관 어울림 수업, 중국의 한국인 기업 방문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석문중 수학교과교실.
석문중 수학교과교실.

석문중학교는 메이커스페이스 운영, 행복한 울림이 있는 과학콘서트 운영, 원어민 교사와 함께하는 영어회화 & 테마 영어 여행 등을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계획하고 있다. 상상 속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작해볼 수 있는 창작공간을 마련하고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송산중 관현악오케스트라 연주회.
송산중 관현악오케스트라 연주회.

송산중학교는 학생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주는 1인 1예술 특성화교육과 체험학습 연계 학생중심 과학교육을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준비 중이다. 이미 플룻, 클라리넷, 색소폰 등의 9개 파트로 나눠 관현악오케스트라를 운영 중인데 여기에 통기타와 난타, 밴드악기, 미술, 댄스 등의 강좌를 추가 개설하고 전문 외부 강사를 영입해 예술 특성화 교육에 집중할 예정이다. 

학생 한 명이 아쉬운 소규모 학교지만 반대로 뒤집어보면 경쟁은 적고 혜택이 많은 학교요, 소수인원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학교이기도 하다. 어느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소외시키지 않고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교감할 수 있는 작은 학교라니 그것만으로도 참 특별해보였다.

한쪽에선 학생 수가 줄어들어 고민이 깊고 다른 한쪽에선 너무 많아져 문제가 생긴다. 과밀학급, 과대학교에서 발생하는 비교육적 요소를 인지하고 눈을 돌리는 학부모들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작은 학교에 대해 '작아서 비교육적'이라 생각한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큰 학교를 선택해야 하고, 아이들의 사회성을 위해 큰 학교를 보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무엇이 진짜 아이를 위한 것일까. 

우리 아이들이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기도하던 소중한 생명이고 존재임을,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무엇보다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임을 언제나 잊지 않기를, 그리하여 언젠가 내 앞에도 놓이게 될 이 선택의 기로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를...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