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 오피니언] 존엄돌봄 요양문화를 만들자
[당진신문 오피니언] 존엄돌봄 요양문화를 만들자
  • 당진신문
  • 승인 2018.11.30 10:47
  • 호수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석붕 소장/한국형 존엄돌봄·요양문화 연구소
김석붕 소장/한국형 존엄돌봄·요양문화 연구소
김석붕 소장/한국형 존엄돌봄·요양문화 연구소

[당진신문=김석붕 소장] 우리나라 인구 5,178만 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44만 명에 이른다. 전체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율이 14.4%로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17년이 걸렸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렇게 급격히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현안들이 생겨나고 있다. 더욱이 전후 `베이붐세대`가 `노인그룹`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노인문제는 더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고령사회를 이끌어갈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지방자치단체나 국가 사회적으로도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 기초적인 사회보장책인 건강보험 재정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며,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16년 이후 당기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노인, 특히 장기요양 노인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준비가 부족하다. 정책은 물론 의료기기 등 장기요양 시스템 전반에 걸쳐 있는 문제이다. 그러다 보니 30만 명이 넘는 노인들이 요양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세 번째 문제는 우리의 인식의 문제이다. 환자 중심의 문제해결 노력보다는 시스템 중심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장기요양 환자가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가정과 지역에서 돌볼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핵심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다.

 장기요양 환자 입장에서의 핵심문제와 돌봄에 있어서 최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정부의 방침이 자칫 환자와 가족의 고통만 더 키울 수 있다. 장기요양환자의 핵심 문제는 바로 배변문제이다. 실제로 일본은 요양등급을 배설의 타인 의존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만 봐도 배변문제가 장기요양환자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엿볼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요양시설 입소를 억제한다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해결할 수 없다.

 배변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길은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존엄돌봄’ 요양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저귀가 최선이라는 우리의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병원 의료시스템에 따라 기저귀를 관리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리에 맞춰야 한다. 그리고 환자의 자존감을 지켜줘야 한다. 죽는 날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존귀함을 지켜주어야 한다. 또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냄새를 억제하고 청결하며 뽀송뽀송한 몸 상태를 유지해줘야 한다.

 장기요양 노인환자는 용변문제를 남의 손에 의존하게 되면서 자존감 훼손에 절망하기 시작한다. 모두 한번 상상해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저귀를 착용해야 하고 가족이나 간병인에게 치부를 다 보이고, 냄새에 젖어있으며, 사후청결도 물휴지로 의존하다 보니 축축한 상태로 다시 기저귀를 착용하게 된다. 심지어 제때에 갈아주지 않으면 대소변에 젖은 기저귀를 차고 마냥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보면 스트레스는 물론 요도염, 욕창 등 2차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돌보는 가족과 간병인의 고통도 이와 다르지 않다. 건보재정도 마찬가지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영구 부회장은 한 기고문에서 배뇨와 삶의 질의 밀접한 관련성을 말하며, “노년기에 조금이라도 삶의 질이 개선된 상태로 여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사회적 책무”라며, 복지부와 요양병원에 배뇨와 관련된 문제를 외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환자의 존엄성과 인간의 존귀함을 지켜주는 환자 중심의 `존엄돌봄` 요양문화는 정부와 지자체 등 정책당국이 앞장서서 이끌어가야 한다. 그리고 종사자들이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연말이 다가온다. 이때가 되면 아픈 사람은 더 쓸쓸해진다. 더 큰 도약, 살맛나는 당진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환자중심의 존엄돌봄 요양문화, 당진의 브랜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