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카톨릭농민회’ 집담회 개최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60년대 박정희 정권부터 2000년대 이명박 정권까지 충남지역의 농민운동을 이끌었던 ‘카톨릭농민회’의 투쟁사가 책으로 편찬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카톨릭농민운동동지회’(이하 충남카농동지회)와 ‘사단법인 현대사기록연구원’(대표 송철원)이 주최하는 집답회가 지난 27일 아산시 도고온천에서 개최됐다.

충남 지역의 농민운동사에 핵심 역할을 해왔던 카톨릭 농민회 출신의 지도자들은 이 날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지역의 농민 운동사 편찬에 적극 협조할 것을 결정했다.

충남카농동지회 최병욱 회장은 “다른 지역보다 늦었지만 역사가 단절되면 사회발전이 없다. 지난날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위해 선봉에서 투쟁했던 기억을 되살려 45년사를 발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충남카농동지회는 회원들의 고령화에 따른 지역 농민운동의 역사 단절을 막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45년간의 투쟁사 정리를 결의했다.

회원들은 “기억이 사라져서 안타깝다. 한 사람이 모든 기억을 되살리는데 한계가 있다. 이렇게 회원들이 다시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해가면서 사라져 가는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당진의 활동가들 역시 이 날 자리에 참석해 농민운동사 정리에 힘을 보탰다.

충남카농동지회 이재만 전 회장은 “당시 당진에서는 농협민주화부터 직선제 요구, 쌀 생산비조사 그리고 독재 타도 등의 투쟁을 통해 농민들을 깨우쳐가며 카농이 선도적으로 투쟁의 씨를 뿌렸다”고 회고했다.

지역농민활동가였던 허충회 씨는 “(옛 동지들이 다시 모인) 감회가 새롭다. 지금까지 카톨릭농민회 투쟁의 맥이 농민회로 이어져 온 것은 다행이다. 다만 운동이념이나 정신이 많이 희석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최병욱 초대회장을 비롯해서 양만규, 한상열 전 회장 대전교구 카톨릭농민회 강장현 회장이 참석했다. 당진에서도 이재만 전 회장과 김남일·허충회(우강), 강철식(정미), 김희봉(석문)회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어려웠던 지난 시기에 전개했던 민주화운동, 생산비보장, 농축산물 수입반대, 수세폐지투쟁을 기억했다. 특히 당진성당에서 잎담배수입반대투쟁, 수세폐지와 86년 영농후계자오한섭씨 살인책임자처벌 도로점거투쟁과 그 이듬해 오한섭씨 추모제에 참석했던 이영철 농민 테러관련 아산경찰서 타격투쟁, 서산 금은농장 소작쟁의, AB지구 간척지 무상분배 투쟁 등 연대투쟁에 대한 무용담을 나누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운동사 편찬관계자 측은 “45년을 정리한 자료가 100여 페이지 넘는다. 여기에서 누락된 군청, 경찰서, 군농협, 농조 건물이나 고속도로 점거농성 투쟁 등 오랫동안 활동해오신 회장님과 활동가분들을 일일이 찾아가 면접해서 기록했다. 다만 사진이나 문서 선전물 등 보존된 자료가 너무나 빈약해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45년사 발간을 추진하고 있는 (사)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유영훈 이사장은 “앞으로 내용을 보강하기 위해 오늘처럼 충남도내 각 지역에서 활동한 회원들을 모아놓고 집단기억을 되살려 사라진 충남카톨릭농민회의 활동기록을 반드시 되살려 후손들에게 남겨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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