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밥 한공기 300원' 요구하며 여의도 집회
12월 1일까지 국회 앞 농성 진행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농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쌀 목표가를 19만 6천원으로 밀어붙이고 수확기 정부비축 쌀을 방출하는 것에 분노한 전국의 농민들이 1톤 화물차에 벼 나락이나 원형곤포 볏짚을 싣고 여의도에 집결해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전국쌀생산자협회, 농민의 길 소속의 농민 500여명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사와 국회 앞에서 “밥 한 공기 300원 보장과 쌀 목표가격 80kg 기준 24만원”을 요구하며 규탄집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은 “문재인대통령과 민주당이 야당시절 제시했던 21만 7천원 보다 낮게 목표가를 결정했다”며 성토했다.

전농 박행덕 의장은 “지금 정부가 향후 5년간의 쌀 목표가격(직불금 관련)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격 24만원에는 택도 없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백남기농민의 희생으로 촉발된 노동자, 농민, 빈민들의 촛불로 탄생한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지금 가혹한 탄압만 가하고 있다. 농민들이 힘을 합쳐 투쟁하자”고 규탄했다.

어제까지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을 점거농성했다는 전농 광주전남연맹 김재우 부장은 “2년 전 이러려고 우리가 촛불 들었느냐? 문 대통령이 촛불대통령이라면 이따위 짓 안 할 거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수확기 공공비축미를 5만톤이나 방출한 적은 없었다”라고 성토했다.

충남도연맹 정효진 의장 역시 “민주당 농해수위 박완주 간사가 있는 충남도연맹 의장이라는 게 창피하다. 이제 백남기 농민이 남긴 촛불을 충남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도 연대사에서 “이곳 식당에서 따뜻한 쌀밥 한 공기 사 먹고 나왔는데 300원도 안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농민이 없어지면 반도체로 국을 끓여 먹겠나? 노동자에겐 최저임금이 중요하듯이 농민에겐 밥 한공기 값이 소중하다. 노동자, 농민이 함께 투쟁해 이를 반드시 쟁취하자”고 격려했다.

농민들은 “농민들과 함께 가며 농업 챙기겠다던 새 정부 2년이 다 되는데도 농민의 ㄴ자도, 농업의 ㄴ자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전농은 각 당 농해수위소속 의원에게 이날 4시에 국회에서 면담을 신청했지만 문전박대당했으며 경찰들에 의해 정문에서 제지당했다. 이에 농민대표들은 국회 앞에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히고 “12월 1일 투쟁은 쌀 목표가격의 결정 ‘법정시한’인데, 투쟁에 혼신을 다해서 철저하게 준비해 밥 한 공기 300원을 목숨으로 쟁취하자”고 결의했다.

이날 집회에는 당진시농민회도 차량 8대에 나락을 싣고 참석했다. 당진농민회원들은 “어기구 국회의원이 다른 행사에는 빠지지 않으면서 농민회 행사에서는 얼굴 보기가 어렵다. 앞으로 힘들게 여의도로 갈 것이 아니라 어기구 당진사무실에 벼 가마 적재하고 점거농성에 들어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농민대표자들은 12월 1일까지 국회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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