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기정 할머니 영면 1주기 추모식
천안 망향의 동산ㆍ당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

“떠나 보내드린 그 날까지 이루지 못했던 할머니의 소원... 이제는 걱정 마시고 편히 주무세요. 할머니께서 포기하지 않으셨듯이 저희도 포기하지 않을께요”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중, 유승재(당진고 1학년, 당진 읍내동)

故 이기정 할머니가 계신 천안 망향의 동산
故 이기정 할머니가 계신 천안 망향의 동산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당하신 후 당진에 계시다 2017년 사망하신 故 이기정 할머니의 영면 1주기를 맞아 당진의 청소년들이 할머니를 기억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당진 청소년 평화나비’(이하 당진평화나비)는 이기정 할머니 1주기를 하루 앞 둔 10일 천안 망향의 동산을 찾아 1주기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 날 추모식에는 당진 평화나비 청소년들과 어울림 여성회 오윤희 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묵념, 헌화, 편지 전하기 순으로 진행됐다. 당진 평화나비 청소년들이 손으로 직접 쓴 편지는 작은 병에 담겨 당진 평화나비 학생들이 생전 할머니와 함께 찍었던 사진과 함께 놓여졌다.

故 이기정 할머니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는 당진 청소년 평화나비​
故 이기정 할머니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는 당진 청소년 평화나비​

당진 평화나비 회장인 김나민 군(당진고 2)은 “할머니는 우리에게 학교 생활 잘 하는지 항상 물어 주시곤 하셨다”면서 “하늘에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들을 지켜 봐 주시길 바란다. 할머니의 소망대로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유승재 군(당진고 1)은 “중학교 2학년 때 가벼운 마음으로 평화나비 활동을 시작하면서 할머니를 만났다. 처음에는 할머니가 어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머니를 찾아뵙는) 활동을 할수록 그 의미가 커졌다”라고 말했다. 

강지영 양(송산중 3)은 “작년 여름에 처음으로 할머니를 뵈었다. 너무나 평범해 보이시던 할머니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품고 계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고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故 이기정 할머니 ​추모식을 당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하고 있는 당진 청소년 평화나비
故 이기정 할머니 ​추모식을 당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하고 있는 당진 청소년 평화나비

 
당진 평화나비 청소년 30여 명은 할머니가 계신 ‘망향의 동산’으로 향하기 전에 당진터미널 광장에 위치한 ‘당진 평화의 소녀상’에서 이기정 할머니를 추모하는 행사를 앞서 진행했다. 청소년들은 할머니에게 보내는 추모글과 함께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는 내용의 짧은 글을 적어 소녀상 주변에 걸어 놓기도 했다.

당진어울림여성회의 오윤희 회장은 “할머니가 생전에 아이들이 오는 걸 좋아하셨다. 몸이 불편하셔서 말씀을 많이 하진 않으셨지만, 아이들이 댁에서 웃고 떠드는 걸 항상 따뜻하게 지켜 보셨다”면서 “얼마 전 강제징용 판결에서 봤듯이 우리 어르신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당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 걸린 나비글
당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 걸린 나비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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