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0일 자연 발화... 당진화력 “피해 최소화에 최선, 진정세 돌입”
오는 10일까지 진화 예상... 민간화력감시센터 “근본 대책 마련해야”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발전소(이하 당진화력)가 위치한 석문면 교로리 주민들이 유해 가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석탄 자연발화 사고가 발생한 당진화력 전경.
석탄 자연발화 사고가 발생한 당진화력 전경.

약 60만톤 규모 용량의 당진화력 옥내저탄장에 보관 중이던 유연탄에서 자연발화가 발생했다. 지난 달 20일부터 시작된 이번 발화로 인해 보관 중이던 2~3만톤 규모의 탄더미에서 유해가스가 발생해 인근에 거주하는 교로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로리 이장단은 “지역 주민들 특히 노인들과 아이들이 두통과 구토 증세 등을 보이고 있다”면서 “언제까지 인근 주민들이 일방적인 피해를 봐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교로 1·2·3리 이장단은 지난 달 31일 민간환경감시센터와 함께 당진화력 항의 방문까지 마친 상태다.

당진화력 측은 “태풍과 발전기 점검 등 요인이 겹치면서 석탄의 이송과 저장 기간이 늘어났다”면서 “(자연발화가) 자연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살수 등의 방법으로 가스 누출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발화석탄이 소진되는 이번 달 10일 경 사고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진화력 측이 예상한대로 오는 10일 경 발화된 석탄이 모두 소진된다면 발화로 인한 가스발생 사고는 20일 정도 유지된다. 이는 2년 전 30일간의 장기발화 사건 이후 가장 긴 석탄 자연발화 사고다.

석탄의 자연발화는 석탄이 가지고 있는 성질 특히 휘발성분이 많이 함유된 탄일수록 발화가능성이 높아진다. 외부에 불꽃이 크게 드러나는 형태 보다는 내부적으로 발화된 상태에서 열과 유해 가스를 배출한다. 당진화력의 관계자에 따르면 석탄 생산 이후 30일 정도가 지나면 자연발화 가능성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다만 당진시는 15일로 상대적으로 짧게 보고 있다.

당진시와 민간환경감시센터는 지난 달 30일 옥내저탄장 현장을 확인하고 △상황 발생 시 즉각 통보 시스템 구축 △(발화 위험이 낮은) 고품질 석탄 사용 △저탄기간 최소화를 위한 효율적인 운용시스템 △감시요원들에 대한 출입증 발급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간환경감시센터 측은 “고품질의 역청탄 사용 등이 발화 위험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경제성 의 이유만으로 화재위험이 높은 저품질탄을 사용하는 것은 주민들의 피해를 가중 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진화력 측은 “교로리 이장단과의 비상연락 등으로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해 주민들이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고품질 석탄만 사용하는 것이 자연발화를 막을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경제성뿐만 아니라 석탄수입선 다변화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석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진화력 측 역시 소위 아역청탄 등의 저품질탄이 자연발화 위험이 높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이번 장기 자연발화로 인한 가스 유출 사고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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