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낮은 농협 벼 수매가에 뿔난 농민
“밥 한 공기 쌀값 300원이 그렇게 힘든가?”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당진시 농민회가 밥 한공기 300원에 해당하는 금년 벼 수매가 1kg당 2,000원을 보장하라고 농협에 요구했지만 수매가는 1,500원 이하로 책정됐다.

당진시 농민회(회장 김영빈)가 지난 17일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고 ‘당진 쌀 헐값으로 판매하는 농협은 각성하라’는 현수막 50여개를 게시하며 농협의 수매가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당진시농민회 김영빈 회장은 “농협의 이번 벼 수매가 결정에 대해 이해 할 수 없다.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주는 게 그렇게 힘드냐”며 “최악의 경우 수매거부 등의 방법으로 강력하게 대응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당진시 관내 농협들은 계약 재배한 삼광벼 1kg에 합덕과 우강이 1,500원을 다른 농협들은 1,300원을 우선지급금으로 매입하고 이후 인상분에 대해서는 사후 정산한다는 방침을 농민들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농협이 정한 벼 수매가가 시중 쌀값 25만원에 비해 턱없이 낮아 일반도정 공장이나 타 지역 미곡처리장으로 판매하고 있다. 당진시 알곡이 헐값에 팔려나가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당진시내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판매되는 삼광 쌀이 20kg에 62,000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를 벼 값으로 환산하면 가공유통비를 빼더라도 농민에게 벼 수매가를 1,700원대는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사용 쌀 생산농민은 “농협이 벼 수매 우선지급금을 낮게 책정하기 때문에 당진의 농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원료곡을 일반 도정업자 혹은 타지역에 판매한다”며 분통을 터트리면서 “결국 농협이 쌀값을 낮추는 유통회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택현 농민 역시 “농협은 항상 생산조합으로써 가격을 주도하지 못하고 시중시세에 끌려 다니며 유통마진만 챙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충남RPC운영협의회장인 강문규 우강농협조합장은 “그동안 농협RPC가 매년 10억씩 적자를 보고 있다. 이제 농민들도 정확하게 따져보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조건 농협만 비난하며 문제 삼을게 아니다”라면서 “지금 수율과 재현율을 볼 때 해나루쌀 기준으로 벼 115kg은 가져야 24만원하는 쌀 80kg을 가공할 수 있다. 순수한 벼 값만 175,000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조합장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지난해 벼 수매가는 1kg에 1,265원으로서 쌀 80kg 기준 원자재 값은 139,150원이고 소비자 쌀값은 220,000원으로서 농협이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 농민들의 반박이다.

한편 김민호 당진시농정과장은 “제조원가를 파악해보니까 제조원가가 우강농협RPC가 쌀 20kg 포대 당 5,500원인데 비해 통합된 보령농협 RPC는 이보다 절반도 안 된다”면서 당진시는 농협을 상대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당진시농민회 이종섭 부회장은 “농협들이 농민을 배신하고 대형유통회사에 저가로 쌀을 공급하려고 농민들 벼를 후려치고 있다”고 말하며 당진시 농민회는 농민들과 함께 농협에 벼 출하를 거부하는 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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