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도 다양한 남성들이 21일 오후 2시 부춘산 체육공원 족구장에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서산FC, 본향FC, 서산푸른숲실천연대 회원 가운데 족구와 축구를 사랑하고 시간이 허락되는 몇몇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 서로 낯 설어 어색한 것은 순간, 만나서 악수 하고, 공이 두어 번 왔다 갔다 하고 껄껄껄 웃다 보면 어느새 친근한 ‘우리’가 됩니다.

3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실력 차도 다양하고, 또 어느 분은 다리를 절며 성치 못한 몸이어서 자꾸만 공을 놓치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즐깁니다.

“제가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으니까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리를 절면서도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는 그분의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 가을하늘 햇살처럼 빛이 납니다.

바로 옆 풋살장에서도 회원들이 소속에 관계없이 팀을 둘로 나누어 경기를 합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매일 하는 축구가 아니다 보니까 금세 숨이 차오르고 땀은 비 오듯이 쏟아집니다. 운동부족으로 알게 모르게 두덕두덕 붙어버린 뱃살이 오늘따라 야속합니다. 서산FC 소속 회원들은 늘상 축구를 해 와서 그런지 날렵한 몸놀림과 발놀림을 자랑합니다. 그렇지만 익숙지 않은 분들을 배려하면서 어우러집니다.

그렇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치러지는 경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니 오늘 처음 본 얼굴에 언제 호흡 한 번 맞춰 본 일 없는데도 같은 색 조끼를 입은 팀끼리 어쩌면 그렇게 정확한 패스가 이뤄집니다. 경기 시작 전 팀끼리도 낯 설어 했던 사람들이 ‘우리 팀이 이겼다’고 외치며 손에 손을 잡고 승리의 만세를 부릅니다.

족구장에서도, 풋살장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진 웃음소리는 둘레 길을 걷던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지켜보게 만듭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자꾸 자신감이 떨어지고 위축이 되거든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함께 뛰면서 아직 죽지 않았구나 하는 자신감도 회복됐고, 함께 뛰면서 웃다보니까 십년은 더 젊어진 것 같습니다. 매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날 참여한 회원 가운데 60대지만 에이스 공격수로 노익장을 과시했던 김광현(서실련 전 회장) 님의 고백입니다.

"좋은 분들과 만남의 기회가 돼 좋네요. 다음 시간이 또 기대가 됩니다."

서산FC 이계원 전 회장도 흐르는 땀방울을 훔쳐내며 웃습니다.

족구도, 풋살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경기입니다. 그래서 꼭 함께여야 합니다. 함께여야 가능한 스포츠가 ‘나’를 ‘우리’로 묶어주며 화합의 기회, 또 만남의 기회가 됩니다.

족구가 하고 싶은데, 공을 차며 몸도 풀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라면 초대합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우천 시를 제외하고 부춘산 체육공원으로 오시면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해와 배려만 있으면 함께일 때 더욱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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