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찾아야 나라 산다
이 철 환 / 전 당진부군수 . 충청남도 농림수산 국장

한해 농사 시작으로 농민들은 들판에 땀을 뿌리고 갑작스런 전직대통령의 서거로 많은 국민들은 애도의 눈물을 뿌려야만 했던 5월, 본래 5월은 아름다운 계절이라는데 이렇게 잔인한 달이 되고 말았을까?


그래도 민주주의 노력과 서민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한 인간 ‘노무현’은 왜 비참한 죽음을 선택하였을까? 물론 죽음선택의 수단과 방법에 대한 아쉬움은 있겠지만 아마도 세상살이가 힘겨우셨던 모양이다.


그렇다. 지금 모든 국민들이 이와 같은 심경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경제성장으로 별다른 부러움 없이 행복하게 미래를 설계하며 살아나가야 할 대한민국이 무엇이 이렇게 고되고 힘겨운 세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일까? 참으로 희한한 나라, 이상한 나라꼴이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무슨 원한과 앙금이 그리도 깊어 만나면 다투면서 사생결단으로 살아가려 하는가. 여기에 죄 없는 국민들은 괴로움을 당하고 만다. 어찌 보면 이와 같은 원인들은 분명히 ‘주인’과 ‘머슴’의 위치와 역할이 뒤바뀌어 있음이 아니겠는가?


눈만 뜨면 국민들의 뜻이라며 창문을 부수고 싸우며 댓가 없는 엄청난 세비를 챙겨가는 집단들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도 한판 붙겠다고 벼르고들 있으니 가장먼저 지탄평가를 받아야만할 사람들이다.


초등학교 모의국회만도 못한 이런 국회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전직대통령들과 그 가족들이 줄줄이 감옥 가는 나라, 한심한 나라이다.
좌파와 진보와 보수가 쟁점 없는 이념으로 허구한 날 싸우는 나라, 10년 동안 베풀고도 금강산에 관광 갔다가 총맞아 죽고, 서해·동해바다에서 핵실험이나 로켓발사 구경이나 하고, 개성에서 뺨맞는 나라.


그동안 북한 동포들을 위한다더니 공산주의자들만 도와준 꼴이 되고만 나라. 경제가 어려우니 국민들 보고는 희생하라 하고 온갖 국정은 착오와 실구와 비리를 태연하게 저지르고 있는 위정자들과 공직자들만이 판을 치고 있는 나라. 물론 극소수이긴 하겠지만 모두 정신 차려야 할 사람들이다.


게다가 특정 조문객들을 선별하영 물과 계란세례는 물론 제단에 올린 조화마저도 짓밟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엄연히 살아가고 있는 나라.
순수한 추모행렬이 행여 시위대로 변질될까 우려되어 공권력을 행사해야만 하는 불행한 나라이니 과연 고인의 뜻이 이러할까?


세계 언론들은 5백여만의 추모행렬도 그러려니와 이런 행태들까지 스케치하여 자국에 타전했다니 이보다 부끄러운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일들이다.
국민들의 머슴은 머슴의 자리로 돌아가고 국민들은 주인의 자리에서 똑바로 꾸짖고 엄하게 채찍 해야 할 판이다.


국민들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의회는 대화와 타협으로 어려운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짐수레를 끄는 황소의 역할만 하면 된다. 모두가 어려워하는 경제에 근로자와 사장도 마찬가지요, 세금을 집행하는 공직자들도 매한가지다.
나라예산은 공무원들의 개인돈이 아니다.


현실을 바로보고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 억울한 일, 그늘진 곳, 아픈 곳을 가려내어 치료해야 하고, 눈앞에 닥친 대북문제도 심상치 않다. 젊은 청소년들의 일자리 문제도 전시적·일회성 취업박람회로 끝날 일이 아니다.
첩첩산중이다.


위기의 경제를 키우기 위해 누구의 탓도 말하지 말라. 다시 힘을 모으면 되는 것이다. 서로 껴안아보라.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고 무엇이 중요한지는 국민들에게 물어보라. 그 해법은 이번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들 추모 행렬 속에 숨어있을 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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