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 회견 개최
불법파견 은폐·노조파괴 현대차그룹 전면 조사 촉구

[당진신문 최효진 기자]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억눌렸던 분노가 터져오르는 모양새다.

9월 20일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간부들이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현대제철에 대한 전면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9월 20일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간부들이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현대제철에 대한 전면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지회장 홍승완, 이하 현대제철비지회)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불법파견 은폐,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 현대차 그룹 전면 특별조사’를 촉구하며 청와대 앞 노숙 농성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대제철비지회 홍승완 지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현대제철은 지난 8월 22개의 하청 업체와 공정을 통폐합했다. 불법파견 문제에 대비하며 업체 통폐합을 진행했다는 현대제철의 불법행위는 하청업체의 대표까지 나서서 폭로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2005년 이후 지금까지 현대차 그룹과 현대제철은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증거와 증언을 확보했다. 정부 기관은 이를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 중인 현대제철비지회 홍승완 지회장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 중인 현대제철비지회 홍승완 지회장

또한 홍 지회장은 “노동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 오늘(20일)부터 청와대 앞 노숙농성에 들어간다”고 선언하면서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이 문제를 방관만 하고 특별근로감독 등의 실질적 전수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진과 순천의 현대제철비지회 조합원들은 실제로 지난 11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과 청와대 앞에서 철강업계 최초 합동 상경집회를 개최하고 실력행사에 나선 바 있다. (관련기사: 당진 현대제철비지회, 특별근로감독 요구하며 총파업 투쟁, 본지 1222호) 

당진 현대제철비지회의 노조 인정 투쟁이 끝난 이후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11일 총파업은 32시간이라는 가장 긴 시간 동안의 파업이었다. 당시 합동 집회의 참여 규모는 4천명에 이르렀다는 것이 지회의 설명이다.

지난 9월 11일 청와대로 향하는 현대제철비정규직 노동자들
지난 9월 11일 청와대로 향하는 현대제철비정규직 노동자들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열악한 현장 환경에서도 이 같은 대규모 투쟁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서 현대제철비지회 소속으로 해고자 투쟁 중인 최병률 씨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슴 속에 쌓여 있던 분노가 터진 것으로 본다. 최근 지회 중심의 단결 분위기가 이런 분노에 불을 붙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비지회 측이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이 고용노동부, 검찰, 시청을 비롯한 국가기관과 유착했다는 증거를 들고 전면 수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대답을 할지 주목된다. 

한편 현대제철비지회는 청와대 노숙 농성을 선언함과 동시에 오는 10월 초 당진과 순천의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차 상경투쟁 역시 진행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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