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번 추석에도 할머니 댁에서 송편 빚을거지요? 그런데 엄마는 송편이 왜 반달모양인지 아세요?”

“모름 모름. 왜 반달모양이래?”

“달이 처음에는 반달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점 동그란 보름달로 되잖아요. 우리 조상들도 송편을 반달모양으로 빚으면서 앞으로 삶이 보름달처럼 행복하게 채워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한 거래요. 책에 다 나와 있는데, 엄마 독서를 게을리 하셨네!”

“아! 그렇구나! 헐~”

추석을 일주일 가량 남겨두고 할머니 댁에 방문 계획을 말해주던중 늦둥이 녀석의 뜬금없는 질문에 ‘모름’으로 일축했다가 꼼짝없이 당했습니다. 독서를 게을리 한 엄마는 올해도, 내년도 송편을 빚는 내내 두고두고 반성해야겠습니다.^^

녀석이 말한 반달이 점점점 동그란 보름달이 되는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참 아름다운 소식들이 곳곳에서 많이 들려와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서산시복지재단에서는 라면, 식용유, 샴푸처럼 실질적으로 생활에 필요한 선물을 이주여성들, 홀몸어르신들, 장애인 가정에 전달했습니다. 홍성에서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추석을 앞두고 홀몸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드리는가 하면, 여성자율방범대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로 김치를 담가 홀몸 어르신 댁에 일일이 방문해 전달했습니다.

홍성군 여성자율방범대원들이 홀몸 어르신들에게 김치를 담가 전하며 정을 나누었다.
홍성군 여성자율방범대원들이 홀몸 어르신들에게 김치를 담가 전하며 정을 나누었다.

충남서부보훈지청에서는 보훈대상자분들에게 단팥빵을 전하며 정을 나누었습니다.

지역마다 새마을지도자들은 후손 없는 무연분묘 벌초에 나서고, 각 읍면동에서는 동네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별 대청소를 합니다. 각 지자체에서는 고향을 찾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쾌적한 환경조성에 애를 씁니다. 또 우리고장에서 나는 농특산물을 추석선물로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기도 합니다.

어느 집 속이 꽉 찬 며느리는 부모님, 형제, 자매, 올해 태어난 조카까지 마음을 담아 쓴 손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들을 형편껏 하나씩 매일 준비하며 행복한 명절, 행복한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야 할 추석에 하지 말아야 할 3가지가 있다지요. 과식금지, 자랑금지, 질문금지! 절제하지 못하고 과식하고서 체했다며 부모형제 마음 불편하게 해드리는 일 없어야겠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공부하느라 내려오지 못하는 취준생 조카 녀석에게는 응원의 문자를, 아직 짝이 없어 명절이 불편할 나이 많은 조카 녀석에게는 ‘왜 시집 안 가느냐’ 따위 질문하지 않는 배려가 필요하겠습니다.

이렇게 명절을 앞두고 서로 작은 것이지만 나누고, 베풀고, 내 집 앞 길목이라도 깨끗하게 쓸어내는 세심한 배려가 모두를 행복하게 합니다.

우리 독자님들, 수확 직전 알이 꽉 찬 열매를 꼭 닮은 보름달을 보면서 각자의 삶 속에서 얻은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또 앞날에 채워질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며 누구보다도 행복한 한가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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