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은 기자 (7기 통일부어린이기자, 계성초 5학년)


[당진신문 이다은 기자] 평화는 사람들의 바람이 세질수록 힘이 강해진다. 당진신문과 함께하는 ‘이다은 기자의 평화의 바람’은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위한 평화의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다은 기자가 전하는 평화의 바람은 매월 넷째 주에 연재됩니다>


사진출처=청와대
사진출처=청와대

그들의 만남에는 눈물이 묻어있다

지난 8월 20일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 호텔에서 열렸다.

1985년 첫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후 21번째 상봉이다. 1, 2차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상봉에는 남측 89가족과 북측 81가족 등 170가족이 양측의 상봉단을 만났다. 긴 헤어짐의 시간 끝에 짧은 만남에는 기쁨과 슬픔, 반가움과 안타까움이 함께했다.

20일 남측 이산가족을 태운 버스가 금강산 호텔에 도착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북측의 가족들은 각각의 번호가 적힌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었다. 70년의 세월은 서로를 바꿔 놓았고, 서로를 확인한 그들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이번 상봉에서 아들을 만난 이금섬(91세) 할머니는 아들 리상철(71) 씨를 만나 부둥켜 울었다. “너무 늙었어. 아기를 잃어 버렸는데 할아버지가 되었어”라며 서러워했다.

리상철씨의 나이 그때 4살이었다. 조종기(68세) 씨는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헤어진 아버지를 처음 만난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평생 아버지만 기다리다 최근 세상을 떠난 어머니 생각에 더 마음이 아팠다.

왜 이제야 만나냐며 원망도 하지만, 건강하게 살아 계셔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 상봉은 적은 수에 불과했다.

고령의 이산가족 상당수가 만나고자 하는 가족이 이미 세상을 떠나 대부분 조카나 사촌, 가깝게는 형제간의 상봉 대부분이었다. 주름이 깊게 파인 여동생, 휠체어를 타고 나온 101세 아버지, 지팡이를 짚고 나온 아들......

사진출처=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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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평균연령은 80세가 넘는다. 누군가는 이산가족이 평생의 소원을 풀었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70여 년을 그랬듯 그들은 또다시 만남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상봉 마지막 날, 시간을 붙들어 매고 싶다며 상봉장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작별 상봉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남측 이산가족들과 떠나는 가족을 보며 아쉬워하는 북측 이산가족들은 창문에 서로의 손을 맞대고 다시 만나자는 말을 되풀이했다.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 모습을 보며 내내 마음이 아팠다. 잠깐의 헤어짐이라 생각했던 이별은 70년의 기다림이 되었고, 그나마 아직 상봉의 기회조차 잡지 못한 이산가족의 수는 5만 7000여 명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된 이산가족들만이라도 남과 북의 합의를 통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직접 만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편지 교환이나 화상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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