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빛을 보고 득도하였다 해서 붙여진 이름 간월도를 향해 가는 길은 도로확장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중이라 반듯한 길 아니어서 울퉁불퉁 덜컹덜컹 요란하지만 푸르름 가득한 바다와 드넓은 갯벌, 간월암 너머로 일몰이 장관인 이곳에 가면 새콤달콤 간재미 무침과 고향집 냄새 가득 머금은 청국장에, 돌솥에 갓지어낸 영양굴밥에 어리굴젓을 곁들여 김에 싸서 한입. 또 뜨끈뜨끈한 굴 파전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 후루룩 들이켜고 생각을 하니 달리는 차 안에서 벌써부터 군침이 돕니다.

해변 길을 내달리는데 썰물 때라서 끝도 없이 펼쳐진 드넓은 갯벌 위로 갈매기 떼지어 나는 모습을 그저 창밖으로 바라보는 것 만 으로도 벌써 힐링이 끝났습니다.

대한민국 100대 맛집에 선정된 ‘맛동산’에 자리 잡고 둘러보니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전망이 감탄사를 연발케 합니다. 맛도 전망도 간월도를 대표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집 답습니다.

그렇게 든든히 배를 채우고 해변길을 걸어 간월암을 향합니다. 오래간만에 찾은 이곳이 여기 저기 새롭게 단장을 했습니다. 이곳을 찾아준 관광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감동을 주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간월암 뿐 아니라 여기저기 구석구석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어놓았습니다. 간월암 오르는 길은 이전에는 굳게 닫혀있던 왼쪽 가장자리에 철문이 열리고 안전하게 재정비해 또 다른 볼거리를 주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사진 찍으니까 이것 봐요, 우리가 물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너무 멋진 곳이다!”

관광객들은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셔터를 눌러대며 감동을, 추억을 값없이 주어 담습니다.

오고 가는 길 이 사람 저 사람 어린아이도 어르신들도 저마다의 가슴속에 소원을 품고 쌓아올린 돌탑마저도 예술입니다. 함께 간 늦둥이 녀석도 질 새라 꿋꿋하게 잘도 쌓아 올려놓았습니다. 그것도 두 개 씩이나.

“이 탑은 엄마 탑, 이 탑은 제 탑. 우리가 여기에 다시 왔을 때 이 탑들이 무너지지 않고 잘 있어줄까요? 다시 와서 꼭 확인해 보고 싶어요.”

그렇게 이곳을 다시 찾을 명분을 만들어놓고, 녀석은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던 게들을 잡았다 놔줬다를 반복하며 게 인생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윽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어지는 이곳의 비밀을 아는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느리게 걷습니다. 500년이 넘는 고찰, 250년 된 사철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빛,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 정진으로 가피를 입고 조선을 세웠다는 유서 깊은 서해의 수행 성지였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수행하듯 느리게 걷는 관광객들 머리 위로 붉은 노을이 드리워지고 그 사이로 달빛이 나보란 듯 얼굴을 내밀고 간월도를 감싸 안아줍니다. 무학대사를 득도케 한 그 거룩한 달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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