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침대 해체 거부하며 자존심 지키는 엄마들

정부와 당진시가 당진에 야적해 놓은 라돈 침대의 처리방법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시종일관 당진에서 해체를 반대하며 외롭게 싸우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

바로 라돈침대 야적장 인근 상록초 학생들의 엄마들로써 “처음에는 방사능위험에서 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섰지만 지금은 당진이 전국의 온갖 폐기물 처리장이라는 오명으로부터 자존심을 지키려고 싸우고 있다”고 심정을 밝혔다.

엄마들은 시청과 어기구의원사무실은 물론 버스터미널과 회전교차로등에서 ‘아이들 안전할 권리 당진시 정부 책임져라’, ‘어느 시 시장 국회의원인가 당진부터 책임져라’, ‘라돈침대 반출 당진의 자존심’이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또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부터 당진버스터미널에서 라돈침대 해체반대와 당진시장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펼치고 있는 엄마들과 시민들은 비록 많지 않은 숫자이긴 하지만 자발적으로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엄마들은 특히 “지난해부터 미세먼지와 중금속 오염 등 당진지역의 환경오염에 따른 거주기피로 인구유출 현상이 나타나 아파트분양률이 저조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엄마들의 투쟁을 이끌고 있는 상록초 녹색어머니회 배정화 회장은 “더 많은 기간 외롭게 싸우고 있는 분들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참 길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우리를 바라보며 ‘그만하지 안전하다는데 너희가 책임질 수 있어? 진짜야?’ 하는 사람들보다 라돈의 위해에 대해 다 알면서 침묵하고 있는 분들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또 안전성 때문에 야적장에서 빨리 처리해야 된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에게도 배 회장은 “안전하다? 누구도 말할 수 없다고 보는데 이제는 안전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뿐 아니라 17만 당진시민의 환경 자존심이다. 보상이라는 반대급부가 있다면 어떤 폐기물 혹은 공해시설을 당진에 버리고 또 설치 할 수 있다는 ‘당진의 이미지’가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엄마들은 이젠 포기할 수 없어서 당진을 사랑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당진의 자존심을 지켜 내기 위한 투쟁에 함께 참여해 줄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서진이 엄마’라고 신분을 밝힌 한 학부모는 “당진시장과 시의원들이 라돈침대를 안전하게 반출시켜 당진환경을 지키지 못한다면 더 이상 당진에서 살 수 없어 이사갈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럴 수는 없어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D관광 버스 관계자에 따르면 “대공장 노동자들이 천안과 아산 멀게는 평택과 내포신도시에서까지 출퇴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께 투쟁하고 있는 이한복 참여연대회장은 엄마들의 투쟁이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면서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최재희 주부도 “나 하나로 해결될 수만 있다면 끝까지 당연히 안전한 곳으로 가져가서 안전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원경희 엄마도 “내 아이들을 위해서 싸운다. 라돈침대 해체 과정에서 정부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방사능 핵물질이다. 그런데 지난 총선과 6월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분들과 특히 당선된 공직자들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선출해준 것이다. 힘없는 시민들을 대변해 달라고 선출 된 것인데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주장했다.

엄마들과 시민들은 장기전을 준비한다며 앞으로 대규모집회는 물론 청와대와 국회로 원정투쟁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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