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봉이냐” 합덕농민들 뿔났다

합덕농협 농민조합원들이 농협미곡처리장(RPC)의 벼 외상판매대금 6억 9천만원 중 3억여원의 조합손실처리 방침에 반발하며 지난주 기자회견에 이어 최근에는 마을마다 선전방송차를 몰고 나섰다.

농민회대표들은 “김경식 조합장과 최춘세 상임이사가 지난 1월 변질미 손실처리 사건때 농민들에게 손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방송차를 몰고 다니면서 잘못된 RPC 부실경영을 알리고 있다.

이번 싸움을 이끌고 있는 합덕농민회 오흥규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 뒤 조합경영진의 ‘책임질 수 없다’는 말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합덕농협이 혁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합덕농협의 최명수 조합원은 마을회관에서 부실경영자 수사촉구 서명을 하면서 “조합장과 상임이사를 억대 연봉을 주며 높은 자리에 앉혀놓은 것은 이럴 때 책임지라고 한 것이다”라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또 안정렬 여성조합원도 “3억이면 농민조합원당 1백 4십 만원 꼴이다. 농민에겐 큰 금액이고 조합원에게 손해가 없게 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 일구이언하면 안 된다. 물론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농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면 농민을 물로 보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조성원 조합원도 “이번에는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며 서명도 해주시고 시원한 음료수도 갖다 주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농협개혁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은 뜨겁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종섭 부회장은 “매일 방송차를 끌고 마을을 다니고 있고, 이장님들의 협조를 받아 마을방송도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분노가 커서 6억 9천만원의 벼를 담보채권하나 없이 업무가 진행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검찰조사를 촉구하는 서명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는 것을 거부한 모 조합장은 “조합장은 농협법과 조합규정에 의해 중앙회의 감사결과를 갖고 의결 받아 처리 할 수밖에 없다”며 “4년 동안 집행된 모든 업무에 대하여 조합장에게 무한 책임을 지라면 누가 조합장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빨갛게 타죽는 들깨밭에 물을 주던 농민들은 우리 농민이 봉이냐고 얼굴을 붉히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합덕농협(조합장 김경식)이 지난 1월 미곡처리장(이하 RPC)변질미로 6천 2백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최근 6억 9천만원의 원료곡판매미수금에 대한 최종 손실처리하려고 해 지난 8일 농민들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강력반발하고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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