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 객원기자

우리사회의 노동가치에 대한 인식이 최근 최저임금인상을 놓고 소상공인들의 대응을 보며 최악임을 알게 된다. 동시에 이 사회가 정녕 불평등한 재벌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을 통감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이번 당진시의 농산물최저생산비 가격 결정에서 농민들의 자가노동비를 제외시킨 사건은 그리 놀라운 사건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농업 농촌 농민들만큼 야박스럽지 않고 인심이 후해서 농민들은 임금 인상을 놓고 머리띠 매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이해하지 못 할 수 있다.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이 최저생산비이하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격을 결정할 때에도 자가노동비 즉 자기 인건비는 빼고 산출했을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다 해도 함께 참석했던 공직자들은 관련조례나 알고서 그렇게 결정한 것인지 그저 분노가 올라올 뿐이다. 물론 농업단체 대표자 네 분이 참석해서 결정한 사항이라서 공무원들과 시의원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하지만 농민들의 자가노동비를 산입할 경우 농산물가격이 높아지고 당진시의 예산이 걱정되어서 뺐다는 이 순박한 농업단체 대표에게 뭐라고 탓한단 말인가?

당진시가 각종위원회의 위원구성 할 때 왜 굳이 전문가와 공직자위원을 구성하는지 생각해 볼 때 가격결정위원회에 참석한 공직자들의 책임이 적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백번을 이해하려해도 자가노동비를 빼고 최저생산비를 계산했다는 농업단체 대표들은 회원농민들의 노동의 가치는 왜 생각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농민들의 노동가치가 보험회사의 보상 결정시 최저가치로 계산하는데 지금 농민들은 농업기술자 전문가이다. 공장기술자나 산업전문가 만큼의 노동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그냥 마음껏 공짜로 마시던 생수가 마트에서 800원에 구입하는데 그 800원 속에는 생수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인건비뿐만 아니라 생수회사 사장의 고임금도 포함된 것을 농업단체 대표들은 생각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재벌들이 재벌회사 상품에 자신들의 인건비를 다 포함해서 받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할까? 농민들이 사용하는 농자재값 속에 생산, 유통사장의 자가노동비가 농민의 자가노동비 몇배 더 높게 포함되어 결과적으로 비싼 값에 구입해 농사를 뼈 빠지게 지어도 빚만 진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최저생산비 결정과정에서 농민노동비가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본 것을 전해 듣고서도 당진시나 당진시의회에 따지지 않는다는 현실은 어찌 할 것인가.

다시 묻고 싶다. 농민단체 회장님들, 농민회원들의 인건비(노동비)는 여전히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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