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단의 사회로부터 지켜 낸 實存

“빙원과 사막, 초원으로 헤맨 것은 분단된 현실의 상처를 돌아보고 삶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이었다”

실존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양 극단의 세월을 온전하게 살아내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날선 극단의 한국사회를 견뎌 낸 신대철 시인이 새로운 시집 ‘극지의 새’(출판사 빗방울화석)를 지난 6월 초 출간했다. 시인은 날선 시인의 감수성으로 그리고 겪어야 했던 분단의 현실과 고통을 극복하는데 한 평생을 보냈다. 그에게 시는 실존을 지켜내는 수단이었고 그 자존감을 이번 시집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정맥길, 백두대간, 낭가파르바트, 근원적 동질성의 회복

시인은 그간 ‘우리들의 땅’, ‘×’,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 연작, ‘그대가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 등에서 분단의 현장을 증언하고 민족의 화해를 희구하였다. 이번 시집에서 2018년 4월에 이루어진 남북 정상의 극적인 회담을 「새」를 통해 그리기도 하였다. 이전의 시집부터 시도해오던 화해와 합일의 시도가 이번에도 정맥과 백두대간 시편으로 뚜렷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그 줄기가 철도와 황야를 따라 히말라야까지 줄기차게 뻗어나가면서 시인의 행보는 분단 극복뿐만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 동질성에 대한 탐구에 이른다. 시인은 흰 구름과 산상초원, 눈폭풍 속에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숨결을 기억하고, 다시 또 돌아오기 위해 꿈을 꾸고 시를 쓴다.

시인은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성장했고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6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와 『무인도를 위하여』,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 『바이칼 키스』 등 4권의 시집을 냈다. 백석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산문집으로는 『나무 위의 동네』 등이 있다. 현재 국민대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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