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기자 김종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탈 석탄화력와 탈 원전, 그리고 LNG발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요약될 수 있다. 현재 40%를 비중인 석탄화력발전은 2030년까지 25%로 절반가량 줄이고 원자력 발전은 원전제로를 목표로 노후 원전 폐쇄와 원전건설 중단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석탄화력은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비용의 친환경 에너지라고 자랑하던 원자력발전까지 포기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정부는 원자력발전은 안전하고 미래 국가의 먹거리 산업이리면서 친환경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원전비중을 크게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더욱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감축도 원전을 통하여 이뤄나가겠다는 계획까지 수립하지 않았는가?

많은 사람들은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이 90%이상을 차지하는 전력생산체제를 포기하고 얼마나 과감한 대체에너지체제로 전환시켜 나가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LNG발전 비중을 일시적으로 크게 늘려 이를 보완시켜 나가겠다고 하지만 LNG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화석연료가 아닌가?

영화 판도라가 만들어진 것은 경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5.8 지진이 발생하고 인근에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25개가 집단적으로 입주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될 즈음이다. 판도라’의 영화감독 박정우씨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영화로 재연시켜 원전 위험성을 널리 알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에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어났던 과정을 그대로 재연시켜 영화로 만들었다. 드디어 2016년 12월, 판도라가 개봉되면서 500만이나 되는 관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였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두 차례의 쓰나미가 밀려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를 덮쳤다. 그 결과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모든 교류 전원이 끊겨졌으며 냉각기가 작동되지 않자 원자로의 온도와 압력이 급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원전 소장 요시다는 원전 1호기의 벤트를  지시하였으나 이미 방사성이 누출되어 작업 인부들은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직접 헬기를 타고 후쿠시마 원전으로 찾아갔지만 방사성이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작업은 진행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요시다 소장은 "결사대를 조직해서 벤트를 해내겠다‘고 대답하였으나 결국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되었다.

'벤트(vent)'란 원자로 내 급상승한 압력을 낮추기 위해 파이프를 통해 원자로 내부의 증기를 인위적으로 빼내는 작업이다. 벤트를 하게 되면 고농도 방사성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폭발위험에서도 벤트를 해야 되는 일이다.
당시 후쿠시마에서도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에서 사고가 났다면 최고 일본 전체의 30% 면적인 원전 반경 250km 내, 일본 인구의 40%인 5,000만 명을 대비시켜야 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원자력 정책의 최고 권위자인 본 히펠(Frank N. von Hippel) 프린스턴대 교수는 “우리나라 고리 3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에 화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국토의 50%가 넘는 5만4천㎢가 피해를 입고,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인 2,430만 명이 피난을 가야 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이런 위험천만한 원자력발전을 정부는 안전하고 미래의 먹거리이며 친환경적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국민을 담보로 원전사업을 추진하려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판도라의 주인공, 강재혁(김남길 역)은 발전소 근로자로 일하던 아버지와 형이 방사능에 피폭되어 죽어가는걸 보았다. 그래서 발전소라면 치가 떨려 시내에 나가서 장사를 시작하였지만 하루아침에 말아먹었다. 그렇지만 엄마와 형수, 어린조카 민재와 소꿉친구 연주까지 먹여살려야 하는 가장으로써 책임감을 다하기 위해서 발전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어느날, 마을전체를 뒤흔드는 대지진이 일어나 노후된 발전소에 균열이 생겨 냉각수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소장 박평섭이 벤트를 열라고 지시를 하지만 지진의 여파로 작동이 되지 않아
수소는 차오를대로 차올라 발전소는 폭발해버리고 만다. 그리고 폭발한 발전소에서 방사성이 새어나오고 인근 주민들은 대피소동이 일어난다. 우리나라 원전은 안전하고 미래 먹거리라고 자랑하던 정부도 이젠 더 이상 할 말을 잃게 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내 고향 당진시의 환경문제를 생각했다. 당진시는 공해업체 3종세트인 화력발전단지, 철강단지, 석유단지가 집단적으로 입주해 국내 최고의 환경오염지역이 되었다. 그래서 수도권 미세먼지의 28%의 오염원이 당진 서산이라니 당진시민들의 안정된 삶의 터전은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가?
어찌보면 중앙정부가 환경오염업체 3종세트를 집단적으로 입주시켰으므로 이에 대한 환경문제도 당연히 중앙정부가 책임을 져야 된다고 주장할 수 있으련지 모른다. 그렇지만 중앙정부는 지금까지 산업정책 위주로 추진해 왔고 항상 환경문제나 산업단지 문제는 뒷전이었다. 때문에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사실상 아무런 사업도 추진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탈 석탄화력, 탈원전을 기본으로 대대적인 대체에너지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바로 지금 당진시의 화력발전, 철강단지를 친환경산업체로 전환, 진화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주어진 것이다. 
안전하고 미래 국가의 먹거리 산업이면서 친환경 에너지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원전도 영화 판도라가 개봉되면서 정치이슈화가 되니 정부가 하루 아침에 포기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니
화력발전을 대체에너지화로 전환시켜 나가겠다는 당진시민들이 나서서 이를 정치이슈화한다면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진시에서 누가 나서서 이런 일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당진시는 지금까지 지방정부라고 하지만 중앙정부의 행정서비스를 대행하는 기관의 역할에만 충실해 왔기 때문에  사실상 나설 수 입지가 확보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국 당진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당진시의 환경문제를 풀어나갈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영화 판도라와 같이 정치 이슈화를 통하여 공론화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진시는 60만 당진시민들이 당진시 환경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도록 열린 플랫폼을 구축하여 당진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때마침 당진시장으로 김홍장 시장이 재신임을 받아 새로운 당진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하였다. 이는 결국 당진시의 숙제인 환경문제와 산업단지 문제를 해결해서 새로운 당진시의 미래를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김홍장 시장은 60만 당진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론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해야 된다.
영화 판도라가 원전사고를 정치이슈화하여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을 이끌어 낸 것과 같이 당진시도 화석연료시대를 종식시키고 새로운 수소경제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여 새로운 당진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공론화를 당진시와 당진시민들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철강단지, 화력발전단지, 석유화학단지 등 공해업종 3종세트가 진화발전해 나갈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당진산업단지 미분양문제도 저절로 해결되면서 첨단산업단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재신임을 받은 김홍장시장이 환경문제와 당진산단문제를 해결한 위대한 시장이 되길 기대하면서 새로운 당진시대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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