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특수학교 추진설명회 개최... 주민들 학부모 마음 공감하며 찬성
“대부분 주민들 장애 아이 부모 심정에 공감... 일방적 추진은 아쉬워”

장종근 장애 학생 학부모(좌)와 이정음 합덕읍 주민자치위원장(우)
장종근 장애 학생 학부모(좌)와 이정음 합덕읍 주민자치위원장(우)

“장애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제공되어야 합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이정음 합덕읍 주민자치위원장

 “장애아동을 둔 학부모로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는 합덕주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종근 장애학생 학부모

합덕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가칭)당진나래학교 추진설명회’장에서 주민을 대표할 수 있는 주민자치위원장과 장애 학생 학부모의 발언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경이 담겨 있었다.

충남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당진나래학교는 비장애학교를 다닐 수 있는 장애학생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교육 시설이 필요한 중증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다. 서울 강서구에서 주민들과의 마찰로 인해 장애학생 학부모들을 무릎 꿇게 만들었던 특수학교가 당진에도 추진되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가 지난 20일 당진의 합덕에서 열렸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당진의 특수학교 설립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충남도교육청 유아특수복지과 김장용 과장은 “당진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만큼 특수학교에 다닐 학생수 역시 함께 늘어나고 있어 그 필요성이 절박했다”고 말했다.

한홍덕 당진교육지원청장 역시 “당진의 장애학생은 약 304명이다. 대부분은 당진 관내 학교에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특수 교육이 필요한 경우에는 서산, 아산으로 버스를 타고 다녀야했다. 충남 7개의 시(市)단위 중 당진만이 특수학교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특수학교 설립 시기마다 주민 반대에 익숙한 교육청 관계자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합덕의 주민들은 “당진의 장애학생이 늘어난다면 지금 장소가 좁은 것 아닌가? 더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당진시의원이나 충남도의원 등이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 본 도교육청 김장용 과장은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기쁘게 생각해 주시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합덕 주민들에게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말했다.

추진설명회 현장에서는 특수학교 추진과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특수학교 추진을 언론을 통해 주로 확인한 주민들은 “이미 결정된 사항을 주민과의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 아니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추진과정에 대한 지적이었지 특수학교 설립 반대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절차상 문제에 대해 도교육청 김 과장은 “워낙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반대가 심하다보니 조심스럽게 접근한 측면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추진 설명회를 마친 후 만난 합덕읍주민자치위원회 이정음 위원장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장애아이를 가진 부모의 심정에 공감했다”면서 “우리 주민들은 장애를 가진 것은 잘못이 아니고 우리 주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합덕이 카톨릭 영향이 강한 지역적 특색이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는데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5살 1급 지체자녀를 멀리 서산까지 등하교 시키고 있는 장종근 씨는 “가까운 곳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학부모들에게는 경제활동 부분부터 아이를 돌보는데까지 여러모로 큰 힘이 된다”면서 “주민들이 깊은 아량과 이해를 보여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교육청은 당진 최초의 특수학교인 가칭 ‘당진나래학교’의 설립 추진 일정을 2021년 개교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00억원이 넘는(115억) 교육재정 투자에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9월 계획)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 것이 설립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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