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서 맛보는 더 고소한 북한식 콩요리
함경도 콩국수는 고난의 행군과 관계 깊어...
적은식량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찾은 방법
사회적기업 진입이 꿈 ... “북한을 미리 맛보는 좋은 기회”

북한 그 중 함경도식으로 만드는 콩국수와 손두부를 당진에서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여름, 더위를 잊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음식 중 하나가 콩국수다. 한국에서는 콩국수에 다양한 간을 하거나 땅콩이나 우유 혹은 두유를 섞기도 한다.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북한식 콩국수. 좀 더 정확하게는 함경도식 콩국수는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함경도 콩국수’의 조순남 대표는 “음식맛을 아는 사람들이 우리 콩국수에 땅콩을 섞었냐고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평농협에서 사온 국내산 콩 이외에는 아무 것도 섞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정확한 비법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 다만 콩을 갈고 짜는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는 사실만을 알려줬다.

조 대표는 “사실 이게 북한에서 겪었던 고난의 행군과 관계가 깊습니다”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북한의 ‘고난의 행군’은 대기근에 따른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하는 시기를 말한다. 적은 식량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찾은 방법으로 음식점을 차린 것이다. 북한에서의 생존비법이 탈북 이후 한국에 정착하는 생존비법이 된 셈이다.     

콩국수와 함께 판매하고 있는 손두부 역시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냥 투박해 보이지만 입에 넣어보면 부드러운 식감과 코끝에 살짝 도는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내는 김치는 명태를 넣어 담가 김치의 시원한 맛을 더 살렸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김치와 비슷하다.

조순남 대표는 “식당을 차리기는 했지만 시설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요. 하지만 음식 자체에는 자부심이 있어요. 인근의 콩국수 집을 다 다녀봤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함경도식 콩국수 역시 충분히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음식점을 발전시켜 사회적 기업으로 진입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이번 음식점의 성공이 중요하다.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에서 건강하게 자립하고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조순남 대표는 북한이탈주민들로 구성된 ‘한반도미래행복연합’의 대표를 맡고 있다)

선거로 뜨겁기도 했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미의 정상회담이 연달아 이어진 2018년, 함경도식 콩국수와 두부를 통해 북한을 미리 맛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치: 당진시장길 144-1 2층 전화: 041)35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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