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나라에서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내기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나라에서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내기
  • 당진신문
  • 승인 2018.06.11 10:19
  • 호수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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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순 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 정책국장

몇 해 전부터 청소년 노동인권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교육활동의 1교시 수업주제가 ‘최저임금’이다.

‘최저임금 밥상 차리기’라는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는데, 과정에서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편의점 알바를 하는데 시급 5천원 받아요, 그런데 더 달라고 말 못하겠어요”
“우리 사장님 돈 많이 못 벌어요, 최저임금 오르면 사장님 힘들어요 ”
“어차피 시급 오르면 물가가 오르니까 시급 안올려줘도 되요”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아르바이트 노동시장에서 이렇게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른들을 걱정하며 불이익을 스스로 감수하겠다는 청소년들을 보면 그 짠함에 종종 울컥 할 때가 있다.

이렇게 보란 듯이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과 꼼수에 꼼수를 더하여 겨우 최저임금만 맞춰주는 사업장이 난무함에도 국회는 또 서슴지 않고 재벌들의 편에 섰다.

28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과 식대,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까지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일부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내년부터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월25%를 초과할 경우, 식대나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는 7%를 초과할 경우 산입범위에 포함되고 2024년부터는 전액이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를 대폭 넓힘으로 최저임금법을 최악으로 개악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정부는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사업자를 보호하는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산입범위라는 말도 생경한데 몇 퍼센트를 포함 시키니 마니 하는 것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산입범위란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포함되는 급여의 항목을 말한다. 지금은 기본급 등으로만 제한되어 있다. 기본급(최저임금)도 받고 교통비, 식대를 받던 노동자들은 이제 교통비, 식대의 일부가 최저임금에 포함되게 되니 당연하게도 깎인 임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임금은 공인 노무사들도 복잡하다고 말 할 정도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

월급 명세서를 보면 자잘한 명목들이 빼곡하다. 떼는 것도 많지만 받는 것도 많은 이유는 언제든 삭감 할 수 있는 수당으로 임금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담처럼 주고받았던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은 엄혹한 현실이다. 당진비정규직지원센터에 상담 오시는 경비 노동자들, 관공서 청소 노동자들도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에 해당하는 16.4% 만큼의 임금인상을 단 한 번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하신다.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수당에 손을 대니 당연한 결과이다.

내년에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면 최저임금을 10%대로 인상을 한다 해도 실질적인 내 월급은 별반 오르지 않은 기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별다른 복지급여가 없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거의 전적으로 임금소득에만 의존할 수 밖 에 없다. 그걸 제일 잘 아는 국회의원들이 국민들과의 소통과 민생은 져버리고 국회에 모여 당당하게 최저임금 삭감법으로 개정한 것은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눈뜨고 코 베인 격’이다.

이미 양대 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 불참을 통보했고 민주노총은 총력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최저임금 후폭풍’이라고 보도한다. 이제 다른 선택의 길은 없다 후폭풍을 막고 말로만 하는 노동존중이 아니라 실질적 노동존중을 실현해야 한다.

우리 노동자, 국민들은 이제 자신들이 행복해지고 존중받는 길이 무엇인지 최근 몇 년간의 역사 속에서 절실하게 배워왔다. 권력자들 중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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