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철탑 반대 석문주민들 분노 … 백운규 장관, “철탑문제 다시 고민”

백운규 산자부 장관의 당진화력발전소 방문에 맞춰 지역주민들의 집회가 개최됐다. 백 장관은 차량에서 내려 집회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반면 오히려 지역공직자들과 주민 대표자들이 나오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농촌 모내기가 절정에 이른 지난 23일 당진화력발전소앞에서 석문 고압송전탑 반대비상대책위원회(이하 송전탑비대위)가 주최한 규탄집회는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산자부장관이 당진화력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모내기도 하다말고 버스와 봉고차로 급히 달려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날 집회에서 조각형 송전탑비대위 공동대표는 “당진의 진짜 문제는 주민을 대표한다며 의사도 묻지 않고 (송전탑 주민 협의)도장을 찍어준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했다.

장고항2리 김충규(76)씨는 “송전선로에 대해 반대의견을 말씀드리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부락을 위하라고 뽑았는데 명예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자들이 이렇게 만들었다. 내겐 증손주, 손주 같은 자라나는 새싹들이 있는데 송전탑 같은 전자파 위험물질이 집 옆에 있으면 어떻게 손주들이 돌아와 살 수 있겠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10시 40분경 도로 양측 인도에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백장관이 지나갈 길목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때마침 도착한 백 장관과 송전탑반대 비상대책위 주민간에 즉석 노상 간담회가 열린것이다. 

주민들은 “어떻게 국가를 위해 640만kw의 전기를 생산해서 526개의 고압송전탑 밑에 살며 16만6000톤의 미세먼지를 마시며 죽음과 싸우는 당진시민에게 문재인 정부가 이럴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들은 백 장관은 답변에서 “철탑문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정부에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반영해 재생에너지 쪽을 많이 발전시키면 송전탑이 필요 없게 된다. 그래서 송전탑을 하나둘씩 없앨 수 있는 방향으로 차근차근 추진하겠다. 여러분 의견 충분히 공감하면서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격분하면서 “평택시민은 우등국민이고 당진시민은 등외국민이냐”면서 평택구간은 지중화로 가고 당진구간은 철탑세우는 것을 규탄했다.

또 주민들은 “이미 526개의 고압 철탑이 세워진 당진 땅 가치하락의 재산피해는 이미 구제불능”이라며 당진화력 신송산간 철탑의 완전 백지화를 주장했다. 백장관은 “돌아가서 이 문제점을 가지고 가 모든 정책을 다시 고민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집회참석주민들은 “백 장관은 주민의견 듣겠다고 찾아왔는데 정작 주민들의 대표들은 저 안에서 장관만 만나려하고 있어 지금부터는 잘못된 주민 대표들부터 퇴진시키는 투쟁도 함께 하겠다”고 분노했다.

또 발전소주변 농민들은 “오늘은 장관 온다니까 발전소굴뚝에서 미세먼지를 볼 수 없다"면서 미세먼지방출을 줄여나간다는 정부와 한전 측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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