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터에 새참 들고 찾아온 동장님
농촌 일터에 새참 들고 찾아온 동장님
  • 김희봉 객원기자
  • 승인 2018.05.28 11:11
  • 호수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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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품앗이와 새참풍경

“고생 많으십니다. 이것 좀 드시면서 잠깐 쉬어가면서 하세요”

이웃 간에 왕래마저 사라지고 있는 농촌의 모내기 현장에 음료수와 쌀막걸리 등을 챙겨 들고 들판으로 나선 공무원이 있다. 봄철 모내기시기에 새참을 들고 농민을 찾아온 당진2동장의 미담사례가 농민들 사이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22일 많은 사람들이 절이나 관광지로 떠날 때 김건준 당진2동장은 행정리 들판으로 새참을 들고 나섰다. 당진2동은 당진의 도시화 지역이면서도 여전히 상당히 너른 들판을 가지고 있는 동(洞)지역이다. 이 지역은 작년 봄가뭄으로 모내기조차 어려움을 겪었던 행정리(고유부락명) 들판에는 다행히 올해에는 물 걱정 없이 모내기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모내기철이니만큼 들녘 여기저기에서 허리 펼 새 없이 나 홀로 일하는 농민들이 많이 있다. 모내기야 대부분 기계로 진행하지만 논물 관리 등으로 주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논에 나와 일하고 있다. 이런 농민들을 위해  김 동장은 막걸리와 음료수를 나눠주며 응원하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어떻게 농촌일터를 찾게 되었냐는 질문에 손 사레부터 치는 김 동장은 “다른 읍면장들도 진작부터 다 해왔던 일”이라고 했다. 다만 “농촌에 예로부터 내려오던 품앗이와 새참풍속이 어느 때인가부터 농촌 들녘에서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게 여겨왔다. 오히려 별것도 아닌 것에 농민들이 반겨주셔서 감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 동장이 들고 온 새참을 받아본 행정리에서 일하고 있던 손인식 씨는 “동장님이 직접 들고 찾아와서 새참을 주며 격려해주시니 가슴이 뭉클하고 힘이 난다. 덕분에 쉬면서 평소 동사무소에서 나누지 못한 농촌현장의 애로사항도 말씀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금껏 살아오면서 처음 공무원한테 느껴본 따뜻한 감정”이라고 말했다.

김 동장은 앞으로도 시간 날 때마다 농촌 일터로 찾아가 주민의견도 듣고 새참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농민들은 “그동안 당진시가 도시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농민들이 소외된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공무원에 대해 비난하기보다는 잘하는 공무원에게 칭찬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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