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주택 열 곳 중 한 곳 이상 기준치 초과(10.81%)
당진 주택 라돈 검출치 100.8 Bq/㎥

세계보건기구 WHO "라돈, 흡연다음으로 가장 심각한 폐암원인”
상대적으로 엄격한 WHO 기준 따를 경우 31% 주택이 기준치 상회

일러스트 이정원 作
일러스트 이정원 作

학교와 침대에까지 퍼지고 있는 라돈의 공포가 당진의 주택에서도 과도한 수치를 보여주면서 우려를 깊게 만들고 있다.
당진 주택의 라돈 수치를 조사한 결과 10% 이상의 주택에서 국내 기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WHO 기준을 따를 경우에는 31%의 주택이 기준치를 상회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진 74개의 단독주택 혹은 연립다세대 주택의 라돈 수치를 검사한 결과 8개의 단독주택에서 국내 기준치(200 Bq/㎥(베크렐))보다 높은 수치가 검출됐다. 조사 총가구수 대비 10.81%다.

문제는 ‘실내공기질관리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실내 공동주택 라돈 기준(200Bq/㎥)이 WHO가 정한 권고 기준인 100Bq/㎥보다 2배가량 높다는 것이다. WHO의 기준에 따를 경우 라돈이 기준치 이상 발견되는 당진의 주택은 23가구, 31%를 넘는다. 또한 당진시는 충남 15개 시군 중 가장 많은 7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라돈 검출 농도는 100.8Bq/㎥을 기록했다. 이는 충남 도내에서는 일곱번째로 높은 수치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현재 200Bq/㎥인 실내 공동주택의 기준을 다중이용시설 기준인 148Bq/㎥로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WHO 권고기준까지 낮춰야한다. 더불어 기준을 낮추는데 그치지 말고,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라돈 저감 정책을 시행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인식은 라돈의 발암 위험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가장 중요한 환경 방사선원이자 흡연 다음으로 심각한 폐암 원인이라고 밝혔다. 모든 폐암환자 가운데 약 3∼14%가 라돈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미국인의 연간 폐암 사망자 가운데 10%가 넘는 약 2만 명 정도가 라돈과 라돈 자손(딸 핵종)의 누적 피폭 때문으로 발표했다. 이는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 위험보다 10배 넘게 높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실내 라돈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부터 2년 주기로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전국 주택 라돈 농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분석의 기초 자료가 바로 국립환경과학원의 2015년~2016년 측정 자료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임종윤 활동가는 “라돈은 화강암 지역에서 자연 상태로도 발견된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에게 해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경우 라돈 수치가 높을 경우 법적으로 강제 환기기구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 단지 권고 사항일 뿐이다. 주택의 경우 자주 환기를 시켜 주는 방법만이 제시되어 있다”라고 국내 상황을 우려했다.

또한 임 활동가는 “현재 건축 자재 등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부터 라돈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해외 사례까지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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