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활동해온 <당진어린이기자단>이 <아름숲기자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시작하며 당진신문을 통해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몇 주간 ‘환경’을 테마로 하는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당진의 바다와 하늘,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 환경을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아름숲기자단> 친구들의  활동에 많은 응원과 관심 보내주세요.


이제 인권과 환경이다

김도원 기자(원당초6) ethan0923@naver.com
김도원 기자(원당초6) ethan0923@naver.com

2014년 3월, 지구의 소중함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어스아워 활동으로 출발한 <아름숲기자단>. 그때만 해도 우리는 <어린이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어스아워가 진행된 곳은 그린빌아파트다. 관리실에서 도와주고 주민들이 동참해준 15분 불끄기 캠페인. 집집마다 찾아가 어스아워를 설명하고 불끄기를 권할 때 가슴이 쿵쾅거리고 말도 잘 못했던 것 같다. 정각 8시가 되고 하나둘 불이 꺼지는 모습을 보며 뭔가 큰일을 한 것처럼 뿌듯했다.

이후 우리들은 여러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우리땅 독도의 날 알리기, 전쟁 피해자인 난민의 날 알리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알리기와 기부 활동 등이다. 

앞으로 우리는 당진의 갯벌과 바다오염, 미세먼지 문제로 돌아보는 대기오염 실태, 일상생활 속 화학물질 노출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또한 ‘세계인의 날’ 즈음해서 인권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다.


동글동글 EM흙공을 만들어요!

송승주 기자(원당초6) thdtmdwn06@naver.com
송승주 기자(원당초6) thdtmdwn06@naver.com

수질오염에 대해 알아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EM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유용 미생물균이라 불리는 EM은 일본의 한 대학 교수가 토양개량, 자연·유기농업에 이용하려고 개발했다고 한다. 이 미생물들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식품의 발효 등에 이용해 왔던 이로운 균으로,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로운 미생물들이 서로 공생하며 썩는 걸 막아주고 악취를 없애준다. 결과적으로 물이 깨끗해지고 자연이 살아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갯벌에 EM 흙공을 던지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엄마가 쓰는 김장용 매트를 깔고 그 위에 황토흙과 발효 촉진제,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아온 EM원액을 부어 섞었다. 이 재료들을 모두 다 섞으면 끝이냐. 아니다. 동그랗게 흙공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도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라 테니스 공 만하게 꾹꾹 눌러서 단단하게 만들어야 했다. 대충 만들면 마르는 과정에서 갈라지고 부서진다고 한다. 

처음엔 고약한 냄새도 잘 참아가며 하하 호호 웃으며 만들었다. 10개, 20개… 흙공수가 늘어날수록 기자단 친구들의 말수는 줄어들었다. 동그랗기만 한 게 아니라 하트, 네모 같은 다양한 모양의 흙공이 등장했다. 한참을 흙과 씨름하고 나서 EM 흙공을 상자에 넣어보니 일곱 박스나 됐다. 발효가 되도록 햇빛이 직접 들지 않는 그늘진 곳에 놓았다. 수리수리 마수리!! EM 흙공에 곰팡이가 많이많이 생겨 큰 힘을 발휘하도록 주문을 걸었다.

일주일 쯤 지났을까. EM 흙공은 흰 곰팡이옷을 입기 시작했다. 이제 바다로 나갈 일만 남았다.


EM 흙공 던지던 날

민세빈 기자(계성초5) msb7596@naver.com
민세빈 기자(계성초5) msb7596@naver.com

미세먼지가 보통과 나쁨을 오가는 날 아침. 우리는 잘 발효된 EM 흙공을 던지기 위해 근처 바닷가를 찾아 갔다. 갈 때만 해도 바다에 간다고 신났었는데 막상 차에서 내리고 보니 마냥 신나지는 않았다. 바람에 실려 오는 고약한 냄새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바닷가 환경이 그리 좋지 않다는 걸 냄새로 알 수 있었다.  

흙공이 가득 담긴 상자를 하나씩 들고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을 한참 걸어 들어갔다. 물가에 도착한 우리는 상자를 열고 흙공을 살펴보았다. 처음 만들 땐 진흙색의 작은 덩어리였는데 보송보송 하얀 곰팡이가 피어있으니 호빵처럼 귀여워 보였다. 작고 작은 흙덩어리 몇 개 바다에 던진다고 금방 깨끗해질까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작은 행동이라도 하는 게 더 좋다. 바다와 갯벌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며 만들어온 흙공 100여개를 모두 던졌다.   

흙공을 던지는 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멀지 않은 바닷가에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바다를 메워 간척지를 만드는 공사라고 한다. 사람도 살고 자연도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흙공을 던지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당진 갯벌에서 함께 살아가기

이다은 기자(계성초5) blessme0508@naver.com
이다은 기자(계성초5) blessme0508@naver.com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우리나라 서해 갯벌, 그 안에 당진의 갯벌이 있다. 그곳에는 다양한 생물들과 함께 그 갯벌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EM 흙공을 던지고 나서 인근의 다른 갯벌로 장소를 옮겨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장화를 신고 들어간 곳은 모래와 펄이 넓게 펼쳐져 있어 푹푹 빠지지는 않았다. 호미로 갯벌을 파다보니 조그마한 게가 위협을 느낀 듯 빠르게 달아났다. 돌아다니다가 먼저 본 것보다 조금 더 큰 게를 구경하기도 했다. 등딱지는 네모나고 H 모양의 자국이 나있는 풀게였다. 물웅덩이 주변의 돌들 사이에는 비슷하게 생긴 고둥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총알고둥, 눈알고둥, 대수리 등 이름도, 생김새도 다양했다. 고둥들 사이에서 발견한 민챙이는 흐물흐물 움직이는 모습이 귀여워보였다. 조개처럼 생겼지만 뒤집어보면 껍데기가 한 장뿐인 배무래기며 여기저기 흔하게 보이는 굴과 바지락, 갯지렁이며 새끼 망둥어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살피고 만져보고 구경했다.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갯벌.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생물들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돈으로 따지기 어려운 갯벌의 정화능력을 담당하는 주인공들이다.

집으로 돌아가려는 내게 갯벌이 말을 거는 듯 했다. “우리들 사이에는 미묘한 균형이 있어. 우리는 이 균형을 지켜야 살아갈 수 있지. 그러니 필요한 이상은 얻으려고 하지 마.” 세계 5대 갯벌에 속한 당진의 갯벌을 아끼고 지켜가는 일을 누가 해야 할지, 답은 너무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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