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리본의 ‘가위송헤어’ ‘송지우’ 원장

언론의 오락가락하는 보도로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송 원장이 마음의 빚을 더는
방법은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어른들을 믿은 아이들이 희생을 당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가슴 아프죠. 매장을 열면서 붙여 놓은 것을 떼어 버릴 수가 없었어요. 어른으로써 미안한 마음에...”

남산공원 휴먼빌아파트 후문에 위치한 ‘가위송헤어’의 송지우 원장은 당시를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송 원장도 언론의 오락가락 하는 보도로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당시 원당중학교에 다니던 막내가 이제는 고등학생이 되는 시간이 지났지만, 사고 당시에 받은 충격과 미안함으로 만들어진 마음의 빚은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있다.

약 2년 2개월 전에 개업한 ‘가위송헤어’의 문을 열려고 하면 세월호의 상처를 담은 노란 리본이 어른 눈높이에 붙어 있다. 송 원장이 마음의 빚을 더는 방법은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었다.

노란리본을 보며 시비를 가리려고 하는 손님은 없었을까? 이에 대한 송 원장은 “요즘은 고객들이 워낙 아는 것이 많다 보니 미용사들도 다방면으로 아는 것이 많아야 해요”라고 대답했다. 당당한 말투에서 그런 시비 정도는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설명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것은 자신의 미용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개업 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안정된 영업을 하고 있다. 송 원장은 “큰 길 안쪽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단골이 많아요. 40대의 젊은 감각의 여성이나 30대 전후의 남성 고객들이 많죠”라고 말했다.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남성 미용사도 송 원장의 고객이다. 송 원장은 “2개월 전 쯤이었어요. 남성 손님이 들어오는데 첫 눈에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겠더라구요. ‘이 근처에 개업만 하지 마세요’라고 웃으며 말하고는 머리를 해 드렸죠. 그 분이 아직은 개업을 안 하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가위송헤어’는 헤어컷 손님만큼이나 탈색과 염색 손님들도 많다. 특히 헤어 탈색 때문에 인천에서 당진까지 내려오는 손님도 있다. 탈색은 작업 자체가 쉽지 않고 민감한 부분이어서 결국은 믿을 수 있는 미용사를 찾아온다는 설명이다. 송 원장은 “일단 헤어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기술도 물론 중요하죠. 사용하는 제품 역시 일정 수준 이상만을 씁니다”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탈색은 일종의 하얀 도화지를 만드는 작업이에요. 탈색 작업이 잘 된 후에야 고객이 만족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거죠”라고 말했다.         

7년 전, 남편을 따라 당진에 터를 잡은 송지우 원장. 그녀의 정직하고 당당한 삶을 응원하고 싶은 4월이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