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호 3개 어업계, 현대자동차 규탄 집회 열어
“삽교호는 충남의 젖줄, 도민 모두에게 사과해야”

당진시의회가 결의문을 의결하며 사태해결을 촉구 (관련기사: 당진시의회, "삽교호 기름 유출은 비극적 사건", 본지 1199호)하고 있는 ‘현대차 삽교호 기름 유출 사건’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삽교호를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선장·삽교호·운정의 3개 어업계의 집회가 지난 9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열렸다. 이 날 집회에는 전국내수면어업계 이재환 회장과 충남연합회 장영수 회장 등을 비롯해 충남 지역의 내수면 어업인들은 물론 당진시의회 양창모 시의원과 당진환경운동연합 등도 참여했다.

이 날 집회에서 3개 어업계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발표했다. 결의문에서 내수면 어업인들은 “돌이켜보면 그동안 어획량이 현저히 줄어가고, 기형어가 생기고 매년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아산시와 당진시에서 4개 어업계를 통해 치어 방류하”고 있음에도 그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현대차의 기름 유출 사건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적극적인 협상안을 내 놓지 않고 있는 현대차에 대해 “남의 밥그릇에 기름을 부어놓고 딴청부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라면서 비난했다.

3개 어업계 회원들은 현대자동차에 대해 ▲기름유출 사건에 대한 시인과 사과 ▲재발 방지 대책 강구 ▲수질검사 정례화 ▲공식 대화 창구 마련 ▲어업인 피해 보상 등을 요구했다.

전국연합회 이재완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1개 어업계만을 상대로 합의를 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필요하다면 전국내수면어업계가 함께 싸울 것”이라며 삽교호 어업계와의 연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 역시 “삽교호는 어업과 농업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충남의 젖줄이다. 누구만의 것이 아니다”라면서 “현대차는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삽교호수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충남도민 모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와 충남도 그리고 당진시, 아산시, 천안시는 삽교호에 대한 ‘수질오염총량제’를 2019년부터 실시하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당진시, 아산시, 천안시, 예산군은 총 3,500억원의 예산을 삽교호 수질개선 사업에 투입하거나 투입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현대차 삽교호 기름 유출 사건, 어디까지 번지나?, 본지 1198호)

이 날 집회에 참석한 삽교호 어업계의 이일순(60, 우강면) 씨는 “83년도부터 지금까지 붕어를 잡으며 생계를 이어왔다. 인근 장에 팔던 붕어가 10여 년 전부터 기름 냄새가 난다고 항의와 반품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민 역시 “이제는 붕어 같은 물고기에서 기형이 나타나거나 아가미에 고름이 생긴다”라면서 삽교호 오염 실태에 대해 추가 증언했다.

이 날 집회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상여를 메고 현대차 정문을 돌며 현대차에 대해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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