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완 도시재생협의체 위원장

랜드마크란 원래 탐험가나 여행자가 돌아다니던 중에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표식을 해두는 것이다. 이 용어가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리의 기준으로 삼는 건물이나 장소를 랜드마크라고 부르고 있다. 또는 지역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의미를 가지는 장소나 건물을 랜드마크라고도 부른다. 대부분의 도시에는 랜드마크가 존재한다.

당진의 원도심에도 승리봉 서울 남산타워나 서산 옥녀봉처럼 전망대를 세우자 혹은 서산 호수공원처럼 당진천변에 호수를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다. 대부분의 랜드마크는 유동인구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이런 요구는 상업 활성화와 무관하지 않다,

당진의 원도심은 구터미널부터 1교다리까지 그리고 성당부터 시장 끝단까지로 인식된다. 한때 원도심은 군청을 중심으로 행정 관련 사무실이 밀집되어 있었고, 터미널과 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었다.

당시 아파트가 외곽에 지어졌더라도 경제생활과 행정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원도심에 와야 했었다. 그러나 교통의 중심인 터미널이 수청동으로 이전되고, 행정의 중심인 시청이 도심 외곽으로 이사를 갔다. 자연히 관련된 사무실 역시 이들 시설을 따라 이전했다. 1,000명의 상주 인력과 그와 연관된 인구 1,000명이 함께 사라진 것이다.

물론 구 군청엔 평생학습관 등이 들어섰으나 왕성한 경제활동인구 2,000여 명의 공백을 매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불어 대형마트가 외곽에 입점하면서, 시장상권이 예전만 하지 못하게 됐다. 이제 원도심은 더 이상 행정·경제 중심지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지방도시 살생부’라는 책을 보면 지방자치단체의 도심 공동화 현상은 시외곽에 무분별한 대규모 아파트의 건설로 인하여 인구가 소개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온갖 편의시설이 제공되고 있는 편리한 아파트에게서 원도심이 시민들을 끌어들이기는 불가능하다. 이럴 때 아파트 주민들의 문화적 놀이터로써의 원도심이 기능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원도심을 당진시민의 문화 서비스공간으로 만들어 당진시민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 유동인구의 증가를 꾀하자. 당진 문화의 중심에 지금은 폐업한 당진시네마 건물의 활용을 제안한다. 당진시네마는 최근 경매에 넘어가 새 주인을 맞았다. 당진에는 이미 2개의 영화관이 있어, 당진시네마 건물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서 사무공간으로 분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이미 원도심은 공실율이 높아가는 가운데 분양이 순조로울지 장담할 수 없다.

차라리 당진시네마 건물을 가칭 ‘당진 아트센터’로 운영하는 것이 어떤가 한다. 당진아트센터는 소공연의 메카가 될 수 있다. 당진에는 수많은 예술 동아리가 있고 극단도 있으며 하우스콘서트 등이 보편화 되고 있다. 이는 문예의전당, 문화예술학교, 문화원의 수용한계를 넘어 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당진시에는 많은 어린이집 유치원들이 있는데. 이들의 재롱잔치를 위해 ‘당진 문예의 전당’ 소공연장은 매년 연말연초 3개월간 60여 번의 대관을 하고 있다.

더욱이 당진에는 소공연을 위한 100석짜리 공연장은 전무하다. 당진아트센터는 음악동아리들의 안정적인 연습장이 될 수도 있다. 당진에 방음이 되는 음악 연습실은 문예의 전당에 단 2개가 있을 뿐이다.

당진의 그룹사운드, 난타, 바투카타 등 큰 연습실과 방음이 필요한 동아리는 떠돌아다니며 연습을 하고 있다. 당진시네마는 영화관이라는 특성 때문에 건물 자체에 방음이 되어 있어 안정적인 연습공간이 될 수 있다. 당진아트센터는 당진의 공연 생활 예술가들의 메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시적인 공연, 연습, 대관을 통하여 당진시민들이 원도심으로 모일 수 있다.

한 가지 문제점은 협소한 주차장의 문제이다. 이는 약점이기도 하지만 원도심의 입장에서 보면 강점이다. 원도심 주민들의 노력에 따라서는 구 군청 인근에 있는 공간에서 주차수요를 흡수 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주차장의 부족은 원도심의 유동인구를 늘리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차이나타운과 소금창고를 리모델링한 ‘인천아트센터’의 성공이 문화를 통해 원도심 재활성화의 좋은 예다.

당진 원도심이 행정과 상업의 중심지였다면, 이제는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야 한다. 당진시네마 건물을 활용한다면,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을 수 있다. 소소한 공연을 즐기고, 음악을 연습하고, 연극의 메카를 만들어 보자. 문화적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동선에 따라 버스킹이 이루어지는 대학로와 같은 원도심을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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