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화 작가 김정희의 첫번째 개인전

화폭에 담긴 인물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

사춘기 자녀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을 한올 한올 붙인 듯 캔버스에 담아 내기도 하고(작품 사춘기), 벤치에 앉아있는 아이들의 시선 끝을 따라서 관객 역시 고개를 돌려보게 만드는(작품 봄햇살) 김정희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그 전시를 마쳤다.

제주도 미술대전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한국미술협회 회원이자 제주도미술대전 초대작가인 김정희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작품 속의 인물과 작가가 느낀 감정을 관객이 함께 느끼길 바란다”는 김정희 작가는 현대인물화작가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한 해 동안 작업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는 김정희 작가는 고향인 제주도를 떠나 당진에 정착한 지 이미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부부 모두 제주도가 고향이다. 20살 전후가 되어 버린 자녀들은 제주도 사투리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녀에게 제주는 아버지가 계시는 곳이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아직도 세월은’이라는 제목의 두 작품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김 작가는 “이제 제주도는 너무 복잡한 곳이 되어 버렸어요. 사용할 물조차도 나눠 쓰기 빠듯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졌죠”라고 말했다.

사람 많은 곳에 살짝 부담감을 느끼는 김 작가에게는 사람이 지금보다는 적었던 20년 전 당진이 정착하기 좋았다고 한다. 김 작가는 “남편의 직장을 따라 결혼과 함께 당진으로 오게 됐죠. 다른 대도시에 머무르게 됐다면 아마 적응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었겠죠”라고 말했다.   

김정희 작가의 작품에는 인물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먼 길을 걷던 아이들이 자갈밭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담은 ‘아이스크림 먹는 아이들’이라는 작품 속에서는 그늘이 드리워진 자갈밭 아래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래는 아이들의 순간에 행복을 담아냈다. 아이스크림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에서도 등지고 앉아 있는 아이의 어깨에서도 더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김정희 작가는 유화를 그리고 있지만, 유화의 기법만을 사용하지 않는다. 유화물감을 가지고 수채화 기법을 사용한다. 한 작품 속에서 유화의 감성과 수채화의 감성을 모두 녹여낸다. 김 작가는 “유화에서도 기름을 물처럼 사용하며 수채화의 감성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한 작품 안에서도 유화의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라면서 “인물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작업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당진에서 문하생들을 지도하며 자신의 작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한 해 완성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1년에 약 다섯 작품 전후를 작업한다는 김 작가는 부스전이라고 불리는 아트페어 같은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해오름갤러리와 다원갤러리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은 마무리되었지만, 앞으로 통해 보다 자주 김정희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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