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으면 백퍼센트 손해일 것 같은 햇살 좋은 주말, 당진 순성면 남부로에 위치한 아미미술관을 찾아보았습니다. 이곳은 이미 당진의 명소로 유명한 곳답게 주차장부터 빽빽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폐깡통으로 만든 로봇이 마치 아빠와 아들 같아 참 정겹습니다. 이곳은 어린아이를 둔 부모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앞 다투어 기념촬영에 들어갑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주홍빛 대봉을 표현한 작품과 누렁이가 누워 뒹구는 모습이 시골집을 연상케 합니다.

폐교를 한 미술작가가 2010년에 매입해 미술관으로 만들었다는 이곳은 복도와 교실을 그대로 살려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납니다.

복도가 관람객들로 북적여 들여다보니 김혜성 작가의 ‘영혼의 꽃밭’이라는 화려한 설치미술작품 아래에서 기념사진들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관람객들로 북적여 소리가 날 법도 한데 모두 눈으로만 관찰하며 예의를 지킵니다. 수준 높은 관람객들의 모습이 감동입니다.

한 교실 안으로 들어서니 중년의 부부가 오랜 추억의 책걸상에 앉아 서로 사진을 찍어줍니다.

“우리 초등학생시절에 이런 의자에 앉아서 공부했는데 참 정겹다!”

“우리 때는 앨범사진이 흑백이었지!”

손을 꼭 잡은 중년부부, 추억의 흑백 앨범사진 앞에서 쉽사리 이동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빈티지하게, 때로는 아담하게, 때로는 모던한 느낌을 주는 다양한 작품들이 교실마다 전시 돼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야말로 따뜻한 감성이 자동으로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이 미술관은 안팎으로 볼거리가 다양합니다. 둘레길 걸으니 담장을 타고 오른 푸르른 담쟁이도 그 자체가 예술이고, 작품 앞에 놓인 길거리 허름한 의자에 걸터앉아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신기하게 작품이 됩니다.

“올 때마다 작품이 바뀌니까 새롭네요!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구요. 정말 아름다운 명소입니다.”

가끔 이곳을 가족과 함께 찾는다는 지인이 몰입해 작품을 감상했는지 볼이 예쁘게 붉어졌습니다.

이번 주말 조용하고 여유로운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곳 미술관 안팎을 찬찬히 돌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감성이, 추억이, 행복이 모락모락 피어나 어느새 힐링이 된 나를 만나볼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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