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화와 분노 조절 시급하다
우리사회의 화와 분노 조절 시급하다
  • 당진신문
  • 승인 2018.02.05 10:44
  • 호수 119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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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선(세한대 학장/前 경기경찰청장)

지난 달 20일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서 성매매여성을 불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K씨가 홧김에 방화하여 방학을 맞아 서울 나들이에 나섰던 세 모녀 등 6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4일 인천 부평의 한 편의점 건물 화장실에서 A씨가 자신을 비웃는 것 같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20세, 여)을 둔기로 때리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6월에는 경남 양산의 어느 아파트 주민 S씨가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던 K씨가 튼 음악이 시끄럽다며 밧줄을 잘라 K씨를 살해했다. 비단 이들 사건뿐만 아니라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았다거나 갑자기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하다가 치명상을 입히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범죄를 ‘분노범죄’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평소에 가족 간 애착이나 동료 간의 유대감이 높지(애착 부족) 않은 사람이 형사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자체 요건)를 안고 생활하다가 더 이상 불만이나 분노를 참을 수 없는 계기(결정적 동기)가 주어지면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사람이 평소 만족스럽지 못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행을 하는 경우에 폭발하는 경우다. 음주상태인 경우 더 쉽게 폭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떤 때 화를 내거나 분노할까?
의학전문기자인 이충헌 박사는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으면 분노하게 된다고 한다. 최근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취업당사자인 청년들 외에 모든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것도 바로 공정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 문제도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나 화를 만들어 내는 요인이다. 2016년 말 현재 비정규직이 870만 명으로 전체근로자의 44.3%를 차지한다고 하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를 제외하고서라도 노동분야에서의 사회적 스트레스가 간단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사랑과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분노하게 된다고 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 가정의 약68%가 사실상 해체되거나 대화가 단절된 무늬만 가정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인성이나 사상이야 어찌됐든지 1등만을 강조하는 교육 여건도 청소년들이 사랑과 인정에 목마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나아가 패자부활전 없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사회분위기는 경쟁에서 탈락할 경우 좌절하거나 소외감에 휩싸이기 십상이다. 심리적 고통 또한 칼로 베였을 때 생기는 육체적 고통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셋째, 모욕이나 비판을 받으면 분노하게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공개적인 비판을 받게 되면 두려움과 불안감이 엄습하여 화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모욕을 받은 사람의 뇌파는 행복함을 느꼈을 때 보다 더 강한 자극을 받는다고 한다.

화와 분노에 의한 범죄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법치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설사 경쟁에서 패배하거나 뒤처지더라도 언제든 용감하게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약자를 보호할 줄 아는 사회적 분위기를 정착시킴으로써 구성원간의 신뢰 지수를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 ‘나는 언제나 무조건 옳고 너는 언제나 무조건 틀렸다’는 식의 진영논리에 입각한 이분법적 사고도 떨쳐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보다 칭찬하는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갑질 문화의 근절, 그릇된 관행과 불합리한 차별의 해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실질적인 상생협력,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의 해소와 같은 과제는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가정과 학교에서 어려서부터 화와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부모들의 지혜와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아이들의 화와 분노는 가정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국민 개개인도 살아가는 동안에 아무리 불리한 여건이나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본인의 장점을 찾아내고 스스로 극복해 낼 수 있는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

정부 또한 소외된 계층이나 국민이 없도록 복지의 사각 지대를 꾸준히 제거해야 한다. 연령대별, 직업군별, 성별로 개인의 화와 분노, 스트레스 지수를 스스로 측정해 볼 수 있는 맞춤형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자가진단 결과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해소해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화와 분노 없이 서로 인정하고 격려하며 살아가는 더없이 행복하고 편안한 나라, 무술년이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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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덕 2018-02-05 22:53:37
화와 분노조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작은 실천으로 행복한 사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강나래 2018-02-05 15:37:04
배려와 존중의 시작은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우리 어른들의 몫이겠죠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 우리부터 시작합시다~^^

박성희 2018-02-05 15:31:35
서로 인정하고 격려하며 살아가는 더 없이 행복하고 편안한 나라^^♡ 안전하고 살기좋은 나라~우리나라 ♡간절히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이장선 2018-02-05 15:29:43
좋은세상 만드는데 우리모두 함께해야 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정용선 2018-02-05 15:21:28
언제부터인가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탈선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잘못된 모습을 목격하더라도 망신 당할까봐 타이르거나 바로잡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중에도 다른 사람들이 예기치 않은 큰 화를 내거나 다툼을 걸어올까봐 조심조심 살아가야 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어른들부터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화와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