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권익을 위해 15년간 노력하다
인터뷰 당진노인회 구자생 회장

“누구슈?”
“누구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한댜? 나는 나유”
“어떻게 오셨슈?”
“투표하러 왔슈”
“여자가?”
“부회장이니까 와야지”
“여자가?”

대한노인회 충남연합회 회장 선거장에서 대한노인회 당진시지회(이하 당진노인회) 부회장이었던 노일남 씨와 이름 모를 다른 지역 참석자와의 대화를 구자생 당진노인회장이 회상했다. 당시만 해도 충남에서 여성 노인회 임원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여성 노인의 투표장 참석을 보는 것은 낯선 풍경이었다고 했다.

당진노인회에 여성 부회장 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이 구자생 회장이 자랑하는 업적 중 하나다. 구 회장의 말에 따르면 마을 경로당에 여성 노인들이 7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구 회장은 “당진시 노인회장에 당선되고 마을별 경로당을 둘러보고 나니 여성 노인들의 입장을 대변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성노인회장 제도를 만들었죠”라고 말했다.

구자생 회장은 송악읍 방계리 태생이다. 기지초등학교를 거쳐 합덕중학교를 졸업했다. 당진중학교로 진학하지 못한 이유는 함박산의 호랑이 때문이었다. 1955년도에 함박산길을 넘어 가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신 아버지가 합덕중학교로 보내셨다고 한다. 당진상고를 졸업하고 서산의 음암면에서 공직의 첫발을 디뎠다.

구자생 회장은 사실 학창시절부터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운동을 즐겼다. 당진상고 시절에는 학교 대표로 배구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당진군에 근무할 당시에는 테니스를 즐겼다.

구 회장은 “당진을 거친 사람들 테니스는 내가 다 가르쳤다고 해도 무방해요. 테니스를 많이 즐겼던 시절이죠”고 말했다. 씨름에도 소질이 있다고 말하는 구 회장은 42년생 우리 나이로 76세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정정한 모습이다.

구 회장은 임기 동안 열정적인 모습으로 일해 왔다. 여성 부회장 제도를 도입한 것 이외에도 도의원과 함께 경로당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당진에 경로당이 약 380개 정도가 있는데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200%를 넘긴다. 남성 노인방과 여성 노인방 두 곳 이상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사업들을 펼쳤다. 무엇보다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노인회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린 것이라고 자평한다.

구 회장은 “지금 노인 세대는 한국전쟁을 거치고 경제 발전기를 이끈 사람들입니다. 어떤 이들은 그 같은 노력을 폄하하기도 하지만 노인 세대의 피땀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오는 3월 6일이 되면 후임 회장이 선출되고 구 회장은 8년간의 임기를 마치게 된다. 구 회장은 “송악면장으로 공직을 마치고 노인일자리 센터에서 센터장으로 약 7년을 일해 왔습니다.  그리고 당진시노인회장으로 8년이 지났네요. 이제 좀 쉴 수 있으려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제 당진시 노인회는 새로운 임기의 회장을 맞이하게 된다. 노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한 15년간의 구자생 회장의 역할을 차기 회장에게도 잘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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