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기자 김종서

얼마전 ‘1987년’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으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대사가 가장 마음의 울림이 컸다고 말했다.

많은 민주투사들이 독재정권과 맞서 무참하게 피를 흘렸고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고 이들을 말렸다. 그렇지만 민주 투사들의 힘에 의해서 독재채제는 무너졌고 새로운 민주주의 체제에 의한 정권이 수립되었다. 즉 1980년 5월의 광주민중항쟁을 나타낸 ‘택시운전수’, 1987년의 6월항쟁을 그린 ‘1987년’ 영화를 보면서 민주투사들의 피가 결국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렇지만 1,700만명의 시민들이 나선 촛불혁명에 의해서 국정농단을 주도한 세력들은 법정절차에 의해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문재인 정부는 ‘적폐를 청산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국가비전을 제시하면서 연방정부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제 더 이상 권력기관들의 힘을 개인목적으로 이용하는 적폐를 청산하고 모든 국민들을 주인으로 모시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비리를 수사하는 당국을 ‘보수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한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정치세력을 동원해 무마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결국 적폐 청산에 제동을 걸고 다시 독재권력체제로 복귀하려는 역류세력들은 남아 있고 여기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냉소주의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거센 물결을 가로막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1987년’ 영화는 체육관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에 당선된 전두환 정권이 호헌을 통하여 집권을 연장시키려는 시도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1987년 1월 14일, 박종철 군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심한 고문으로 사망했는데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거짓말로 고문치사를 단순한 심장쇼크사로 은폐, 조작하려고 했다.
 
당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동아일보’ 기자 출신 이부영 씨는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비밀리에 교도관들에게 건넸고 이는 재야인사였던 김정남 씨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1987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7주기 추모 미사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김승훈 신부는 이를 폭로하게 된다. 더욱이 1987년 6월 9일, 민주화를 외치다 전경이 쏜 최루탄을 머리에 맞아 이한열 열사가 사망함에 따라서 6.10 민주항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로써 대통령의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고 새로운 민주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요즈음 스마트 폰이 주도하는 쇼설 미디어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마트 폰이란 일반 휴대폰에다 인터넷, TV, 컴퓨터 기능까지 추가되어 모든 통신수단이 통합된 형태이다. 이런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회구성원들은 자신의 의견, 생각, 경험 등을 쇼설 네트워크를 통하여 참여, 공유, 대화, 커뮤니티연결 등이 제공되고 있다. 즉 구성원들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정보에 의해서 1인 커뮤니티가 구축되고 이것이 사이버 공간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런 쇼설 네트워크는 스마트 폰을 통하여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어 기존 인맥과의 관계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인맥을 형성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서비스에 의해서 우리들에게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공론장도 쉽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공론장에서의 대화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초가 되며 사회의 유지와 발전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이젠 더 이상 ‘1987년’과 같은 은폐, 조작사건이 용납되지 않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2006년에 2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12년째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이웃 나라 일본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 데 4년, 독일은 6년이 걸렸다. 그렇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성숙된 민주주의가 정착된다면 국민소득 3만달러에 도달하게 되는 선진국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와 인구 5천만이 넘는 ‘30-50클럽’에 가입하게 되면 우리들은 이를 선진국이라고 부른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6개국뿐인데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이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일제 시대, 개발 독재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명령에 복종하는 하향식 문화에 젖어있어 이로부터 벗어날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가 모든 예산을 장악하고 지역개발사업까지 관여하던 관치행정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국민이 주인으로 대접받아지기를 기다린다고 해서 이뤄질 수 없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지역과 마을을 중심으로 수평적인 토론 문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때 상명하복(上命下服)에 익숙한 관료들의 의식을 바꿔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당진경제를 되살리는 일도 42만 수도권 출향민과 함께 새로운 당진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결의를 다짐하면서 당진시의 당면과제를 풀어나갈 때 가능하다. 그래서 우린 이제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냉소주의에서 벗어나 ‘그런다면 세상은 분명히 바뀝니다’라는 믿음으로 60만 당진시민들이 다함께 새로운 당진을 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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